아브라함이 본 소돔의 연기
창세기 19장 끝부분에는 짧지만 잊기 어려운 장면이 하나 놓여 있다. 아브라함이 아침 일찍 일어나 전날 하나님 앞에 섰던 그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그는 소돔과 고모라와 온 들을 내려다보았고 풀무의 연기 같은 것이 땅에서 올라오는 광경을 보았다. 전날 그는 의인 열 명을 위해서라도 성을 살려 달라고 여쭈었다. 결과는 멸망이었지만 롯의 가족은 그 성에서 빠져나왔다. 신약은 이 사건을 심판의 실례로 거듭 인용한다. 창세기 19장 29절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내보내셨다고 밝힌다.
창세기 19장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브라함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전날 섰던 자리로 돌아가 연기가 올라오는 들판을 내려다볼 뿐이다. 이 짧은 두 절이 소돔 이야기의 결말을 맡고 있다.
심판을 예고받은 저녁
마므레 상수리나무 곁에서 세 손님을 대접한 뒤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아브라함에게 알리신다.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겁다는 말씀이었다. 창세기 18장 20절에서 21절의 내용이다. 하나님은 내려가서 보겠다고 하신다.
오십에서 열까지
아브라함은 그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고 여쭙기 시작한다. 의인 오십 명이 있으면 어찌하시겠느냐는 물음이 출발점이었다. 사십오, 사십, 삼십, 이십을 거쳐 열 명까지 내려간다. 하나님은 매번 멸하지 않겠다고 답하신다. 성경에서 가장 이른 중보 기도의 장면으로 꼽힌다.
소돔에서 벌어진 일
두 천사가 소돔에 들어가고 롯이 그들을 자기 집으로 맞아들인다. 그날 밤 성읍의 남자들이 몰려와 손님들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성의 실상이 그렇게 드러났다. 천사들은 롯에게 가족을 데리고 피하라고 재촉한다.
롯과 두 딸은 소알로 달아났다. 뒤를 돌아본 롯의 아내는 소금 기둥이 되었다.
아침에 다시 선 자리
창세기 19장 27절에서 28절이 아브라함의 모습을 담는다. 아브라함이 그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섰던 곳으로 갔다는 기록이다. 그는 소돔과 고모라와 그 온 들을 향하여 눈을 들었다. 그리고 그 땅에서 옹기 가마의 연기 같은 것이 치솟는 광경을 보았다. 전날의 대화가 어떤 결말에 이르렀는지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다.
공의와 자비가 만나는 지점
이 장면은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나란히 보여준다. 열 명의 의인조차 없었기에 심판이 임했다. 동시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기억하시고 롯을 그 멸망 가운데서 내보내셨다. 창세기 19장 29절이 그렇게 밝힌다. 심판이 무차별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약이 다시 꺼내는 소돔
베드로후서 2장 6절은 소돔과 고모라를 재로 만들어 멸망하게 하심으로 후세에 경건하지 않을 자들의 본을 삼으셨다고 말한다. 유다서 1장 7절도 두 성읍의 음란을 지적하며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은 본보기로 세운다. 누가복음 17장 29절에서 예수님은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을 인자의 날에 견주신다.
마무리
아브라함은 성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 앞에 섰던 자리는 헛되지 않았다. 조카 롯의 목숨이 그 기도의 자락에서 건져졌고 그 아침의 연기는 죄의 무게를 오래 증언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8:20-21 —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거우니
- 창세기 18:32 — 의인 열 명이 거기서 발견되면 멸하지 아니하리라
- 창세기 19:27-28 — 아브라함이 그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섰던 곳으로 가서
- 창세기 19:29 —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보내셨더라
- 베드로후서 2:6 — 소돔과 고모라 성을 멸망하기로 정하여 재가 되게 하사 후세에 본을 삼으셨으며
- 유다서 1:7 — 소돔과 고모라와 그 이웃 도시들도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음으로 거울이 되었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