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가다

소돔이 무너진 뒤 아브라함은 남방으로 옮겨 그랄에 나그네로 머물렀다. 그는 그 땅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다고 여겨 사라를 자기 누이라고 소개했다. 그랄 왕 아비멜렉은 사람을 보내 사라를 왕궁으로 데려갔다. 왕은 사라가 남의 아내인 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왕이 사라를 가까이하기 전에 하나님이 밤중에 꿈으로 나타나 그를 막으셨다. 그사이 아비멜렉의 집안에서는 모든 태가 닫혔다. 이삭이 태어나기 바로 앞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브라함이 애굽에서 쓴 방법을 다시 꺼낸 자리이기도 하다.

창세기 20장은 아브라함이 그랄로 옮겨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몇 절 만에 사라가 왕궁으로 끌려간다. 그 짧은 대목이 어떤 순서로 벌어졌는지 짚는다.

소돔이 무너진 뒤

사건의 자리는 소돔과 고모라가 불타 사라진 직후다. 아브라함은 그 지역을 떠나 남방으로 옮겼다. 가데스와 술 사이에 머물다가 그랄에 들어가 나그네로 살았다(창 20:1). 이삭이 태어나기 바로 앞의 시기다.

그랄이라는 성읍

그랄은 블레셋 사람들의 성읍 국가였고 왕의 이름은 아비멜렉이었다. 아브라함에게는 낯선 땅이었다. 그는 그곳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단이 뒤이은 모든 일의 출발점이 된다.

다시 꺼낸 옛 방법

아브라함은 사라를 자기 누이라고 소개했다. 처음 쓰는 수법이 아니었다. 기근을 피해 애굽에 내려갔을 때도 같은 말을 했다(창 12:10-20).
사라는 실제로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가 다른 누이였다(창 20:12). 그러니 완전한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내라는 사실을 감춘 말이었다.

왕이 사람을 보내 데려가다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람을 보내어 사라를 데려갔더라(창 20:2). 본문은 왕의 속내를 밝히지 않는다. 고대 근동의 왕들은 동맹을 맺거나 자기 뜻을 따라 여자를 후궁에 들이곤 했다. 아비멜렉의 행동도 그 관행 안에 있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뿐이다. 왕은 사라를 남의 아내로 알지 못했다.

밤중에 임한 꿈

일이 더 진행되기 전에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에게 현몽하시고 이르시되 네가 데려간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그는 남편이 있는 여자임이라(창 20:3). 왕은 아직 사라를 가까이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나님은 그 사실을 아셨고 자신이 그를 막았다고 밝히신다(창 20:6).

닫힌 태

이 일이 벌어지는 동안 왕의 집에는 다른 변화가 있었다. 여호와께서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다(창 20:18). 왕과 그의 아내와 여종들이 아이를 낳지 못했다. 이 사실은 장 마지막에 가서야 독자에게 알려진다. 닫힌 문은 아브라함의 기도 뒤에 다시 열린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사라가 왕궁에 들어간 시점은 이삭의 출생 직전이다. 약속의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그 어머니의 자리가 흐려질 뻔한 순간이었다. 하나님이 서둘러 개입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약은 사람의 판단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히브리서는 사라가 믿음으로 잉태할 힘을 얻었다고 적는다(히 11:11).

마무리

이 대목의 아브라함은 신앙의 본보기로 서 있지 않다. 두려움이 앞섰고 옛 방법을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사람의 실수에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이 먼저 움직이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0:1-2 — 그의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 하였으므로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갔더라
  • 창세기 20:3 — 네가 데려간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 창세기 20:6 — 네가 온전한 마음으로 이렇게 한 줄을 나도 알았으므로
  • 창세기 20:18 — 여호와께서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음이더라
  • 창세기 12:10-20 — 아브람이 애굽에서 사래를 누이라 한 일
  • 히브리서 11:11 — 사라 자신도 믿음으로 잉태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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