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가 마할랏과 혼인하다
에서는 마흔 살에 헷 족속 여인 유딧과 바스맛을 아내로 맞았고 이 혼인은 이삭과 리브가의 근심이 되었다. 리브가는 헷 사람의 딸들 때문에 사는 것이 싫다고 말했고 이삭은 야곱을 밧단아람으로 보내며 가나안 여자와 혼인하지 말라 일렀다. 곁에서 이를 지켜본 에서는 이스마엘에게 가서 그의 딸 마할랏을 아내로 더 맞았다. 아브라함의 혈통 안에서 배필을 고른 뒤늦은 시도였다. 그러나 축복은 이미 야곱에게 갔고 언약의 계보도 돌아오지 않았다. 마할랏에게서 난 르우엘은 에돔 족장들의 조상이 된다.
창세기 28장 8절과 9절은 에서가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은 일을 짧게 적는다. 앞선 혼인이 부모의 근심이 된 뒤에 나온 선택이었다. 이미 있던 아내들 위에 더한 혼인이라는 점이 본문에 분명히 적혀 있다.
근심이 된 첫 혼인
에서는 마흔 살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았다. 창세기는 이 두 사람이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의 근심이 되었다고 기록한다(창 26:34-35). 아브라함은 종에게 맹세시켜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여자 중에서 구하지 말라 했다(창 24:3). 집안의 오랜 원칙이 에서의 혼인에서 무너진 셈이다.
야곱을 보내던 자리
리브가는 헷 사람의 딸들 때문에 사는 것이 싫다고 이삭에게 말했다(창 27:46). 이삭은 야곱을 불러 가나안 사람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지 말라 이르고 밧단아람의 외삼촌 라반에게 보냈다(창 28:1-2). 에서는 이 장면을 곁에서 보고 들었다. 아버지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때 알아차렸다.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에서는 이스마엘에게 가서 마할랏을 아내로 맞았다. 마할랏은 느바욧의 누이이며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의 딸이다(창 28:9). 가나안 밖에서 아브라함의 혈통 안에 있는 배필을 고른 것이다. 창세기 36장 3절은 같은 인물을 바스맛이라는 이름으로 적는다.
혼인 동맹이라는 관례
고대 근동에서 혼인은 두 집안을 잇는 계약의 성격을 띠었다. 이스마엘 자손은 광야와 아라비아 북쪽 지대에 흩어져 살던 무리였다. 에서는 뒷날 세일 산으로 옮겨 갔고 그 지역은 이스마엘 자손의 활동 범위와 맞닿아 있었다. 이 혼인은 정착지를 옮기기 전의 연결 고리가 된다.
시도의 한계
본문은 에서가 부모의 마음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축복은 이미 야곱에게 갔고 언약의 계보도 야곱에게서 이어졌다. 에서의 선택은 관계를 손보려는 뒤늦은 움직임이었으나 결과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창세기는 판단을 덧붙이지 않고 사실만 적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브라함의 집안에서 혼인은 언약을 잇는 문제였다. 이삭도 야곱도 가나안 밖에서 배필을 얻었다. 에서의 뒤늦은 혼인은 형식은 닮았으나 순서가 어긋나 있었다.
히브리서는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판 뒤 눈물로 구하여도 돌이킬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적는다(히 12:17). 마할랏과의 혼인은 그 판정을 뒤집지 못했다.
마무리
이 혼인은 에서가 자기 자리를 되찾으려 한 마지막 몸짓에 가깝다. 그는 이스마엘 계열과 손을 잡고 세일로 향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난 르우엘은 뒷날 에돔 족장 여럿의 조상이 된다(창 36:4, 17).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6:34-35 — 에서가 헷 족속의 딸들을 아내로 맞아 부모의 근심이 되었더라
- 창세기 27:46 — 내가 헷 사람의 딸들로 말미암아 내 삶이 싫어졌거늘
- 창세기 28:1 —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 창세기 28:9 — 이스마엘에게 가서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라
- 창세기 36:3 —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 곧 느바욧의 누이
- 히브리서 12:17 — 눈물을 흘리며 구하되 버린 바가 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