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엘

엘은 유다와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맏아들이다. 아래로 오난과 셀라 두 동생이 있었다. 유다는 맏아들에게 다말이라는 아내를 얻어 주었다. 성경은 그가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셨다고만 적고 무엇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자식 없이 남편을 잃은 다말의 처지가 이후 사건의 출발점이 된다. 계대 결혼 관습이 작동했으나 오난도 같은 판결을 받는다. 유다의 계보는 결국 다른 길로 이어진다. 성경이 그에게 쓴 문장은 태어남과 혼인과 죽음 세 줄뿐이다. 그 빈자리에서 다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창세기 38장은 요셉 이야기 한가운데 끼어든 유다 가문의 기록이다. 그 첫머리에 엘이라는 이름이 나온다. 성경이 그에게 할애한 분량은 두 절이 채 되지 않는다.

유다의 맏아들

유다는 형제들을 떠나 아둘람 사람 히라의 곁에 머물렀다. 거기에서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을 아내로 맞았다. 첫아들이 태어나자 유다가 그 이름을 엘이라 했다.

이어 오난이 태어나고 그다음에 셀라가 태어났다. 셀라를 낳을 때 유다는 거십에 있었다고 본문은 적는다. 세 아들의 이름이 나란히 기록된 뒤 곧바로 결혼 이야기로 넘어간다.

다말과의 혼인

유다는 맏아들 엘을 위해 아내를 얻어 주었다. 그 이름이 다말이다(창 38:6). 성경은 다말의 출신을 밝히지 않는다.

당시 혼인은 아버지가 정하는 일이었다. 맏아들의 혼인은 가문의 계보를 잇는 절차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혼인에서는 자녀가 태어나지 않는다.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하여

창세기 38장 7절은 짧고 단호하다. 유다의 맏아들 엘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신지라. 무엇이 악했는지 성경은 밝히지 않는다.

이유를 적지 않은 채 판결만 남기는 서술은 성경에서 드물지 않다. 나답과 아비후의 경우처럼 행위의 세부보다 결과가 기록되는 방식이다. 언약 가문 안에서도 죄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문장에 담긴다.

계대 결혼이라는 관습

엘이 죽자 다말은 자식 없는 과부가 되었다. 고대 근동에서 이 처지는 생계와 신분이 함께 흔들리는 상황이다. 유다는 둘째 오난에게 형수와 동침해 형의 이름을 이으라고 명했다.

이 관습은 뒷날 모세 율법에 규정으로 들어간다. 신명기 25장 5절부터 10절이 그 절차와 거부할 때의 처리를 적는다. 룻기에서 보아스가 기업 무를 자로 나서는 장면도 같은 배경에 서 있다.

오난과 셀라

오난은 태어날 아이가 자기 자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의무를 회피했다. 그의 행위도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했고 그 역시 죽었다(창 38:9-10). 두 아들이 연이어 죽자 유다는 겁을 냈다.

유다는 막내 셀라가 자라거든 주겠다고 말하며 다말을 친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셀라가 장성한 뒤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다말이 직접 나서게 되는 배경이 여기에서 만들어진다.

계보가 이어진 방향

다말은 창녀로 가장해 유다에게서 아이를 가졌다. 쌍둥이 베레스와 세라가 태어났고 손이 먼저 나온 세라 대신 베레스가 앞섰다(창 38:27-30). 맏아들의 자리가 또 한 번 바뀐다.

베레스의 계보는 보아스와 이새를 거쳐 다윗에게 이른다(룻 4:18-22). 마태복음 1장 3절은 유다가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았다고 적으며 예수의 족보에 이 이름들을 올린다. 엘의 자리는 비었으나 유다의 줄기는 끊기지 않았다.

마무리

엘에 관한 기록은 태어남과 혼인과 죽음 세 줄이 전부다. 성경은 그의 악행을 설명하지 않고 판결만 남긴다. 그 빈자리에서 시작된 사건이 유다 가문의 계보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8:6 — 유다가 장자 엘을 위하여 아내를 데려오니 그의 이름은 다말이더라
  • 창세기 38:7 — 유다의 장자 엘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를 죽이신지라
  • 창세기 38:10 — 그가 행한 일이 여호와가 보시기에 악하므로 그도 죽이시니
  • 신명기 25:5 — 그의 형제가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를 아내로 삼아
  • 마태복음 1:3 —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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