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요셉이 신분을 밝히다

요셉은 여러 차례 시험 끝에 형들의 마음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더는 참지 못한 그는 좌우의 사람을 모두 물리고 형들 앞에 홀로 섰다.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하고 묻자 형들은 놀라 대답하지 못했다. 요셉의 울음소리가 애굽 사람과 바로의 궁에까지 들렸다. 그는 자기를 팔았다고 근심하지 말라 하며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하나님이 자기를 먼저 보내셨다고 말했다. 이 고백이 형제들 사이의 오랜 갈등을 끝냈다. 그는 아버지와 온 집안을 애굽으로 부르며 고센 땅을 내주었다.

창세기 45장은 요셉 이야기의 매듭이 풀리는 장이다. 형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모른 채 여러 장을 지나왔다. 요셉이 한마디로 그 긴장을 끝낸다.

여기까지 온 길

요셉은 형들의 시기로 상인에게 팔려 애굽에 왔다(창 37:28). 종과 죄수를 거쳐 바로 다음가는 자리에 올랐다(창 41:41-43).
흉년이 들자 형들이 곡식을 사러 애굽에 내려왔다(창 42:1-3). 요셉은 신분을 감춘 채 정탐꾼 혐의를 씌우고 베냐민을 데려오게 하는 등 여러 시험을 걸었다. 형들이 막내를 지키려 나서는 모습에서 그는 답을 얻었다.

좌우를 물리치다

요셉은 더 참지 못하고 소리 질러 모든 사람을 물러가게 했다. 그가 형들에게 자기를 알릴 때 곁에 선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창 45:1).
울음소리가 워낙 커서 애굽 사람이 들었고 바로의 궁에까지 들렸다(창 45:2). 왕궁의 총리가 남 앞에서 흐느끼는 장면이다.

나는 요셉이라

요셉은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하고 물었다(창 45:3). 형들은 놀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죽은 줄 알았던 동생이 애굽의 권력자로 눈앞에 서 있었다.
그는 형들을 가까이 오게 한 뒤 자기가 애굽에 판 아우라고 다시 말했다. 위협이 아니라 거리를 좁히려는 말이었다.

하나님이 나를 먼저 보내셨나이다

요셉은 형들의 죄를 따지지 않았다. 나를 이곳에 팔았다고 근심하지 말고 한탄하지 말라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먼저 보내셨다고 말했다(창 45:5).
이어 흉년이 두 해 지났고 아직 다섯 해가 남았다고 알렸다. 하나님이 자기를 앞서 보내신 뜻은 후손을 세상에 남기고 큰 구원으로 생명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했다(창 45:7-8). 자기를 애굽에 보낸 이는 형들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야기의 짜임

이 장면의 긴장은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에서 나온다. 독자와 요셉은 알고 형들은 모른다. 42장부터 44장까지 이어진 시험이 그 간격을 벌려 놓았다.
고대 근동에서 외국인 노예가 재상에 오르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 자리에 앉은 사람이 신분을 밝히는 순간 집안의 처지도 나라 안의 위치도 함께 바뀐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요셉의 말은 뒷날 50장 20절에서 한 번 더 되풀이된다. 형들이 악을 꾀했으나 하나님은 선으로 바꾸셨다는 고백이다.
바울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적었다(롬 8:28). 창세기 45장의 시선과 같은 자리에 있는 말이다. 자기 형제에게 버림받았다가 도리어 그들을 살린 요셉의 자리는 뒷날 복음서가 그리는 구원의 모습과 겹쳐 읽힌다.

마무리

요셉은 신분을 밝히면서 과거를 지우지 않았다. 팔려 온 사실을 그대로 말한다. 다만 그 사건을 읽는 자리를 바꾸어 형들 앞에 내놓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5:1 — 모든 사람을 물리치고 형들에게 자기를 알리다
  • 창세기 45:2 — 요셉의 우는 소리가 바로의 궁에까지 들리다
  • 창세기 45:3 —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 창세기 45:5 —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하나님이 나를 먼저 보내셨나이다
  • 창세기 45:7-8 —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 로마서 8:28 —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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