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이삭에게 주신 명령

이삭이 살던 땅에 흉년이 들었다. 아버지 아브라함도 같은 상황에서 애굽으로 내려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삭에게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신다. 대신 내가 지시하는 땅에 거류하라 하시고 함께 있어 복을 주겠다고 약속하신다.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언약을 이삭에게 그대로 이으신다는 말씀이 뒤따른다. 이삭은 순종해 그랄에 머문다. 블레셋 사람과 우물을 두고 다투면서도 그 땅에서 백 배의 소출을 거둔다. 창세기 26장은 이삭이 홀로 주인공으로 서는 거의 유일한 장이다. 언약이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창세기 26장은 이삭이 독립된 인물로 등장하는 거의 유일한 장이다. 흉년이라는 위기 앞에서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 방향을 정해 주신다. 명령은 짧고 약속은 길다.

약속의 아들이 물려받은 자리

이삭은 아브라함과 사라가 늙은 뒤에 얻은 아들이다. 그의 출생 자체가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리라는 약속의 이행이었다(창 17:4-6). 언약의 줄기가 이삭에게로 이어진다는 선언은 그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주어졌다.
창세기 26장은 그 상속이 실제로 어떻게 확인되는지를 보여 준다.

흉년과 갈림길

아브라함 때의 흉년 말고 그 땅에 또 흉년이 들었다(창 26:1). 이삭은 그랄로 가서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이른다. 아버지가 그랬듯 애굽까지 내려가는 길이 눈앞에 있었다.
애굽은 나일강 덕에 흉년에도 곡식이 있는 곳이었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분명했던 셈이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이르신다.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창 26:2). 이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이어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겠다는 말씀이 붙는다.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고 이 모든 땅을 주리니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창 26:3-4).

순종의 이유로 제시된 것

본문은 그 근거를 아브라함에게 돌린다.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내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라(창 26:5). 아들이 받는 복의 배경에 아버지의 순종이 놓인다.
이삭은 명령대로 그랄에 거주한다. 곧바로 아내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이는 일이 이어지지만(창 26:7) 땅을 떠나지는 않는다.

그 땅에서 받은 복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 배나 얻었다(창 26:12).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해 아브라함 때 판 우물을 메운다.
이삭은 다투는 대신 자리를 옮겨 우물을 다시 판다. 에섹과 싯나에서 물러난 뒤 르호봇에서야 다툼이 그친다(창 26:20-22). 그 뒤 브엘세바에서 여호와가 다시 나타나 같은 약속을 되풀이하신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창세기는 언약이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음을 이삭의 이야기로 보여 준다. 아브라함과 야곱 사이에서 이삭은 이어 주는 고리로 놓인다. 하나님이 자신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으로 부르시는 호칭도 여기서 근거를 얻는다(출 3:6).
히브리서 11장 9절은 이삭과 야곱이 같은 약속을 함께 받은 자로 장막에 거했다고 적는다. 정착하지 못한 삶 자체가 믿음의 표지로 읽힌다.

마무리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라는 명령은 이삭에게 안전한 길을 포기하라는 요구였다. 그는 그 땅에 머물렀고 흉년 가운데 백 배의 소출을 거두었다. 창세기는 순종과 복을 인과로 단정하지 않고 나란히 기록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6:2 —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 창세기 26:3-4 —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 창세기 26:5 —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 창세기 26:12 — 그 해에 백 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 창세기 26:22 —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하여 이르되
  • 히브리서 11:9 —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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