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노아와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다
물이 빠지고 방주에서 나온 노아와 세 아들에게 하나님이 복을 주셨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은 에덴에서 사람에게 주신 명령과 같다. 달라진 것도 있다. 짐승이 사람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고기를 먹는 일이 허락되었다. 다만 피째 먹는 일과 사람의 피를 흘리는 일은 금하셨다.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땅을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시며 구름 속 무지개를 그 표로 세우셨다. 창세기 9장은 심판 뒤에 다시 시작된 인류의 출발점이다. 사람이 지켜야 할 조건은 붙지 않은 일방적 약속이었다.
홍수 이야기는 물이 빠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창세기 9장 1절부터 17절은 살아남은 여덟 사람에게 하나님이 무엇을 주셨고 무엇을 금하셨는지 기록한다. 새 출발의 조건이 여기서 정해진다.
방주에서 나온 여덟 사람
땅이 마른 뒤 노아와 그의 아내와 세 아들 셈과 함과 야벳과 며느리들이 방주에서 나왔다. 사람은 여덟뿐이었다. 짐승들도 함께 나와 땅에 퍼졌다.
하나님은 이들을 향해 먼저 복을 선언하셨다. 심판 직후에 나온 첫마디가 저주가 아니라 복이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하신 말씀은 창세기 1장 28절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주신 명령과 같다(창 9:1). 홍수로 사람이 거의 사라진 땅을 다시 채우라는 뜻이다.
이 반복은 하나님이 사람을 향한 처음 뜻을 접지 않으셨다는 표시다. 인류의 계보는 노아의 세 아들에게서 다시 갈라져 나간다.
짐승과 먹을거리
땅의 모든 짐승과 새와 물고기가 사람을 두려워하고 사람의 손에 붙였다고 하셨다(창 9:2). 다스리라는 명령은 유지되었으나 관계의 결은 달라졌다.
먹을거리에도 변화가 있었다. 전에는 채소가 양식이었으나 이제 산 동물이 다 사람의 먹을 것이 되었다(창 9:3). 방주에서 나온 사람들이 살아갈 현실을 고려한 허락이다.
피를 먹지 말라
허락에는 단서가 붙었다.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라 하셨다(창 9:4). 생명이 피에 있다는 이해가 여기서 처음 분명해진다.
사람의 피를 다루는 규정은 더 엄중했다.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의 피도 흘릴 것이라 하셨다. 이유는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형상대로 지으셨기 때문이다(창 9:6).
무지개 언약
하나님은 노아와 그 후손과 모든 생물에게 언약을 세우셨다. 다시는 홍수로 모든 육체를 멸하지 않으며 땅을 멸할 홍수도 없으리라는 내용이다(창 9:11).
그 표는 구름 속 무지개였다(창 9:13). 무지개가 나타나면 하나님이 언약을 기억하겠다고 하셨다. 사람이 지켜야 할 조건은 붙지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노아 언약은 사람의 행위와 상관없이 하나님 편에서 지키는 약속이다. 이 형태는 뒤이어 나오는 아브라함 언약에서 다시 나타난다.
피를 금한 규례는 오래 이어졌다. 레위기의 제사 규정이 같은 원칙 위에 서 있고 예루살렘 공회는 이방인 신자에게도 피와 목매어 죽인 것을 멀리하라고 권했다(행 15:20). 베드로후서 3장은 물로 심판하신 그때를 들어 마지막 심판을 말한다.
마무리
창세기 9장의 무게는 언약의 방향에 있다.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이 아니다. 홍수 직후에도 사람의 마음은 그대로였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땅을 향한 인내를 무지개에 새기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9:1 —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 창세기 9:3 — 산 동물이 너희의 먹을 것이 되리라
- 창세기 9:4 —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
- 창세기 9:6 —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음이니라
- 창세기 9:11 —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하지 아니하리라
- 사도행전 15:20 — 피와 목매어 죽인 것을 멀리하라는 권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