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사람을 쓸어버리기로 하시다
창세기 6장은 홍수의 원인을 짧고 분명하게 밝힌다.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하고 그 마음의 생각이 항상 악할 뿐이었다. 여호와께서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마음에 근심하셨다. 그리고 사람과 짐승과 새까지 지면에서 쓸어버리겠다고 하셨다. 판결은 사람의 행동만이 아니라 마음의 생각을 겨냥했다. 그 선언 바로 뒤에 노아가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다는 한 문장이 붙는다. 심판과 구원의 길이 같은 자리에서 갈렸다. 노아는 당대에 의인이요 완전한 자로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이었다.
홍수 이야기는 배를 짓는 장면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창세기 6장 5절부터 7절이 그 앞에 놓인 판결문이다. 왜 물이 왔는지 이 세 절이 답한다.
홍수 이전의 세상
창세기 4장에서 가인의 후손 라멕이 자기 상처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고 자랑한다. 5장은 아담부터 노아까지의 계보를 나열한다.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면서 죄도 함께 번졌다.
6장 첫머리는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이야기와 네피림을 언급한다. 질서가 무너진 시대라는 배경이 깔린다.
마음의 생각이 항상 악할 뿐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셨다(창 6:5). 판단의 근거가 행동에 머물지 않는다.
항상이라는 말과 모든이라는 말이 나란히 놓인다. 예외를 두지 않는 표현이다. 땅이 하나님 앞에 부패하고 포악함이 가득했다는 문장이 뒤따른다.
한탄하시고 근심하시니라
여호와께서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마음에 근심하셨다(창 6:6). 하나님이 실수하셨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의 언어를 빌려 하나님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심판이 냉정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 구절의 무게다. 결정 앞에 슬픔이 놓여 있다.
지면에서 쓸어버리리라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셨다(창 6:7).
쓸어버린다는 말은 흔적까지 지운다는 뜻이다. 심판의 범위가 짐승에게까지 미친 것은 사람의 부패가 땅 전체를 물들였다는 표현이다.
노아는 은혜를 입었더라
판결 다음에 곧바로 한 문장이 붙는다.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다는 말이다(창 6:8). 노아는 당대에 의인이요 완전한 자로 하나님과 동행했다(창 6:9).
하나님은 그에게 방주를 짓게 하시고 언약을 세우겠다고 하셨다. 심판이 결정된 자리에서 살아남을 길도 함께 열렸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베드로후서는 옛 세상을 아끼지 않으시고 여덟 사람만 보존하신 일을 들어 하나님이 불의한 자를 형벌 아래 두실 줄 아신다고 말한다(벧후 2:5).
예수께서도 노아의 때를 언급하셨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다가 홍수가 나서 다 멸했다고 하시며 인자의 임함도 그와 같다고 하셨다(마 24:38-39). 창세기 6장의 판결은 마지막 심판을 설명하는 틀이 되었다.
마무리
이 본문은 사람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아니라 마음의 생각에서 찾는다. 홍수 뒤에도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이 어려서부터 악하다고 말씀하신다(창 8:21). 그러면서 다시는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같은 진단 위에서 결론이 달라진 셈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6:5 — 그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 창세기 6:6 —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 창세기 6:7 —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 창세기 6:8 —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 창세기 8:21 — 사람의 마음의 계획이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 마태복음 24:38-39 — 홍수 전에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더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