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에 자리 잡은 아브람
창세기 12장과 13장은 아브람이 가나안에 자리를 잡는 과정을 좇는다. 그는 일흔다섯에 하란을 떠나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는 말씀을 들었다. 벧엘 동쪽 산으로 옮겨 장막을 치고 다시 제단을 쌓았다. 기근이 들어 애굽에 내려갔다가 돌아온 뒤에는 롯에게 땅을 먼저 고르게 했다. 롯이 떠나자 하나님은 눈을 들어 사방을 보라 하시며 약속을 다시 새기셨다. 정착의 기록이면서 나그네의 기록이다. 그가 남긴 것은 성읍이 아니라 제단이었다.
창세기 12장과 13장은 아브람이 가나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가 도착한 땅에서 먼저 한 일은 제단을 쌓는 것이었다. 정착이라 부르지만 그는 끝까지 장막에 살았다.
하란을 떠나라는 명령
여호와는 아브람에게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지시할 땅으로 가라 하셨다(창 12:1).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의 근원이 되게 하겠다는 약속이 뒤따랐다. 아브람은 말씀대로 떠났고 롯도 함께 갔다. 하란을 떠날 때 그의 나이는 일흔다섯이었다(창 12:4).
세겜과 모레 상수리나무
가나안에 들어선 아브람은 땅을 가로질러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여호와가 나타나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 하셨다(창 12:7). 아브람은 그 자리에 제단을 쌓았다. 한 뼘도 소유하지 못한 땅에서 받은 약속이었다.
벧엘 동쪽에 친 장막
그는 다시 벧엘 동쪽 산으로 옮겨 장막을 쳤다. 서쪽에 벧엘이 있고 동쪽에 아이가 있는 자리였다. 거기서도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창 12:8). 옮겨 갈 때마다 제단이 하나씩 남았다.
기근과 애굽 체류
땅에 기근이 들자 아브람은 애굽으로 내려가 거류했다(창 12:10). 약속의 땅에 들어서자마자 그 땅이 그를 먹이지 못한 셈이다. 애굽에서 그는 사래를 누이라 하게 했고 그 일로 바로의 집에 재앙이 내렸다. 다시 올라온 그는 벧엘과 아이 사이 처음 제단을 쌓았던 곳으로 돌아갔다.
롯에게 먼저 고르게 하다
아브람과 롯의 가축이 불어나면서 한 땅이 두 집안을 감당하지 못했다.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자 아브람은 롯에게 먼저 고르라 했다. 롯은 물이 넉넉한 요단 지역을 택해 소돔 가까이 옮겨 갔다(창 13:8-12). 연장자였던 아브람은 선택권을 내주고 남은 땅에 머물렀다.
다시 새겨진 약속
롯이 떠난 뒤 여호와는 아브람에게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하셨다. 보이는 땅을 다 너와 네 자손에게 주어 영원히 이르게 하리라는 말씀이었다(창 13:14-15).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는 명령도 뒤따랐다. 아브람은 헤브론 마므레 상수리나무 곁으로 옮겨 거기서도 제단을 쌓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브람의 정착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기업으로 받는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여호수아 21장 43절은 여호와께서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온 땅을 주셨다고 적는다. 반면 히브리서는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에서도 나그네처럼 장막에 거하며 더 나은 성을 바랐다고 말한다(히 11:9-10). 두 진술이 함께 이 장면을 설명한다.
마무리
아브람이 가나안에 남긴 것은 성읍이 아니라 제단이었다. 땅문서 없이 옮겨 다녔고 약속만 붙들었다. 그래서 이 대목은 정착의 기록이면서 나그네의 기록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2:1 —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 창세기 12:7 —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
- 창세기 12:8 — 그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더니
- 창세기 13:9 —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 창세기 13:15 —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 히브리서 11:9 —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