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지명이야기

네게브

네게브는 유다 산지 남쪽에서 아카바만 쪽으로 뻗은 반사막 지역이다. 이름은 마르다 또는 남쪽이라는 뜻이며 개역개정은 대개 남방으로 옮긴다. 아브라함은 이집트에서 올라와 이 길을 지났고 이삭은 아예 이곳에 살았다. 야곱도 이집트로 내려가기 전 이 지역의 브엘세바에서 제사를 드렸다. 광야 시절에는 가데스 바네아와 신 광야가 이 지대에 속했다. 정탐꾼이 가나안을 살피고 돌아온 곳도 여기다. 메마른 땅이지만 성경 이야기가 자주 지나간 통로였다. 예언서는 이 땅을 황폐와 회복의 그림으로 함께 쓴다.

창세기와 민수기를 읽다 보면 남방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히브리어로는 네게브다. 유다 남쪽의 메마른 지대를 가리키는 지명이자 방향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름의 뜻과 위치

네게브는 마르다는 뜻의 어근에서 나온 말로 본다. 이스라엘 사람 기준으로 남쪽에 놓여 있어 방향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유다 산지 남쪽 끝에서 시작해 아카바만 쪽으로 내려간다. 비가 적고 흙이 얇아 농사가 어렵다. 그래도 겨울비가 내리면 잠시 풀이 돋아 양과 염소를 칠 만한 땅이 된다.

아브라함의 발자취

네게브가 처음 나오는 자리는 아브라함의 여정이다. 창세기 13장 1절에서 3절은 아브람이 아내와 재산을 데리고 이집트에서 네게브로 올라왔다고 적는다. 그는 가축과 은금이 많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거기서 벧엘과 아이 사이 옛 장막 터까지 옮겨 다녔다. 이 지역은 나그네 살림에 맞는 목축지였다.

이삭과 야곱

이삭은 이 땅에 자리를 잡았다. 창세기 24장 62절은 그가 브엘라해로이에서 돌아왔으며 네게브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리브가를 맞은 것도 이 무렵이다.
야곱은 이집트로 내려가기 전 브엘세바에 들러 아버지의 하나님께 희생을 드렸다(창 46:1). 족장 세 대가 모두 이 지역을 밟았다.

브엘세바와 우물

브엘세바는 네게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성읍이다. 아브라함은 여기서 아비멜렉과 언약을 맺고 그 자리를 맹세의 우물이라 불렀다(창 21:31). 이삭도 브엘세바로 올라가 제단을 쌓고 장막을 쳤으며 종들이 우물을 팠다(창 26:23-25). 물이 귀한 땅에서 우물은 곧 생존의 조건이었다. 우물을 둘러싼 다툼이 창세기에 여러 번 나오는 까닭이 여기 있다.

가데스 바네아와 신 광야

출애굽 세대는 이 지대에서 오래 머물렀다. 가데스 바네아는 광야 여정의 큰 진영이었다. 민수기 13장 26절은 정탐꾼들이 가나안을 살피고 바란 광야 가데스로 돌아와 보고했다고 적는다. 신 광야도 이 지역에 속한다(민 33:36). 약속의 땅 문턱에서 물러선 사건이 바로 이 메마른 땅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 역사와 예언서에서

왕국 시대에 네게브는 남쪽 국경 지대였다. 에돔과 아말렉 방면에서 오는 세력을 막는 완충 지역이자 아라비아로 이어지는 교역로였다. 예언서는 이 땅을 두 방향으로 쓴다. 한쪽에서는 황폐의 그림이고 다른 쪽에서는 회복의 그림이다. 이사야 35장 1절은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리라고 말한다.

마무리

네게브는 배경으로만 지나가기 쉬운 지명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이동과 이삭의 정착과 광야 세대의 실패가 모두 이 땅에서 일어났다. 남방이라는 말이 나오면 방향이 아니라 이 메마른 지역을 가리키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3:1-3 — 아브람이 이집트에서 네게브로 올라오다
  • 창세기 21:31 — 브엘세바에서 아비멜렉과 맺은 언약
  • 창세기 24:62 — 네게브에 거주하던 이삭
  • 창세기 46:1 — 브엘세바에서 희생을 드린 야곱
  • 민수기 13:26 — 정탐꾼들이 가데스로 돌아와 보고하다
  • 이사야 35:1 —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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