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떠남의 긴박함

성경에는 지체 없이 떠나라는 명령이 여러 번 나온다. 이스라엘은 허리에 띠를 띠고 신을 신고 지팡이를 잡은 채 유월절 음식을 급히 먹었다. 소돔의 롯은 새벽에 천사들의 손에 이끌려 성 밖으로 나갔다. 광야에서는 구름이 떠오를 때마다 온 진영이 함께 움직였다. 신약에서는 요셉이 밤중에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했고 바울은 환상을 본 즉시 마게도냐로 건너갔다. 떠남의 긴박함은 하나님이 정하신 때에 맞춰 움직이라는 요구다. 성경은 이 재촉을 늘 구원사의 전환점에 놓는다.

성경을 읽다 보면 급히 곧 지체 말고 같은 말이 결정적인 장면마다 붙는다. 떠남의 긴박함은 한 사건의 이름이 아니라 성경 전체를 가로지르는 형태다. 하나님이 길을 여실 때 사람에게 남은 몫은 곧바로 일어서는 것이다.

유월절 밤의 채비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나오기 전날 밤 특별한 자세로 식사했다.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는 명령이었다(출 12:11). 여행 복장 그대로 먹으라는 뜻이다. 떡에 누룩을 넣어 부풀릴 시간조차 없었다(출 12:39). 구원의 때가 왔을 때 머뭇거림은 남겨짐을 뜻했다.

소돔의 새벽

롯의 집에 온 두 천사는 동틀 무렵 그를 재촉한다. 일어나 여기 있는 네 아내와 두 딸을 이끌어 내라 이 성의 죄악 중에 함께 멸망할까 하노라는 말이었다(창 19:15). 롯이 지체하자 천사들이 그와 아내와 두 딸의 손을 붙잡아 성 밖으로 이끌어 냈다(창 19:16).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고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명령이 뒤따랐다(창 19:17).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본 결과는 창세기 19장 26절에 한 줄로 적혀 있다.

광야에서 움직인 진영

이스라엘은 광야에서 성막 위 구름을 따라 움직였다. 구름이 머물면 진을 쳤고 구름이 떠오르면 길을 떠났다. 낮이든 밤이든 구름이 떠오르면 곧 행진했다(민 9:21). 이틀을 머물 때도 있었고 한 달이나 일 년을 머물 때도 있었다. 일정을 정한 쪽은 사람이 아니었다.

밤중에 애굽으로

신약에서도 같은 형태가 이어진다. 주의 사자가 꿈에 나타나 요셉에게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라 한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한다는 경고가 함께 주어졌다(마 2:13). 요셉은 밤에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떠났다(마 2:14). 아침을 기다리지 않았다.

복음이 재촉하는 걸음

예수께서는 따르겠다는 사람에게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라 하셨다.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는 말이 이어진다(눅 9:60). 관습보다 부르심이 앞선다는 뜻이다. 바울은 마게도냐 사람이 도와 달라고 청하는 환상을 본 뒤 곧 떠나기를 힘썼다(행 16:9-10). 하나님이 자기들을 부르신 줄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떠남의 긴박함은 사람의 조급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때에 맞춘 순종이다. 이 장면들은 하나같이 구원사의 전환점에 놓인다. 유월절 밤은 출애굽으로 소돔의 새벽은 심판의 분리로 애굽 피난은 메시아의 보존으로 이어졌다. 히브리서는 이 자세를 나그네의 삶으로 정리한다. 믿음의 사람들이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스스로 증언했다는 것이다(히 11:13).

마무리

성경은 떠나야 할 때 머뭇거린 사람과 곧바로 일어선 사람을 나란히 보여 준다. 롯은 손에 이끌려 나갔고 요셉은 밤에 스스로 일어났다. 차이는 준비된 마음에 있었다. 이 주제는 주의 날을 기다리는 자세로도 이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출애굽기 12:11 —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급히 먹으라
  • 창세기 19:15 — 일어나 여기 있는 네 아내와 두 딸을 이끌어 내라
  • 민수기 9:21 — 구름이 떠오르면 그들이 곧 행진하였으며
  • 마태복음 2:13 —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 누가복음 9:60 — 너는 가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라
  • 사도행전 16:10 —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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