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가의 대답과 출발
종이 지체하지 말게 해 달라고 청하자 리브가의 집안은 당사자를 불러 물었다.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는 물음에 리브가는 가겠나이다 하고 답했다. 집안은 누이를 축복하며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되고 그 씨가 원수의 성문을 얻으라고 빌었다. 리브가는 유모와 여종들을 데리고 낙타를 타고 종을 따라 길을 떠났다. 브엘라해로이 근처 들에서 저물 무렵 이삭을 만났다. 이삭은 리브가를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이끌어 아내로 삼고 위로를 얻었다. 가족을 떠난 하루가 한 세대의 시작이 되었다.
창세기 24장 58절에서 혼담의 마지막 결정은 리브가 본인에게 돌아간다. 대답은 세 글자로 끝난다. 가겠나이다.
마지막 질문
종은 아침에 주인에게 돌아가겠다고 했고 집안은 열흘쯤 더 머물기를 바랐다. 종이 지체하지 말라고 다시 청하자 사람들은 리브가를 불렀다.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고 물었다.
리브가는 가겠나이다 하고 답했다(창 24:58). 조건을 달지 않았고 시간을 달라고도 하지 않았다.
떠나는 자에게 준 축복
집안은 리브가와 유모를 함께 보내며 축복했다.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문을 얻게 할지어다(창 24:60). 자손과 승리를 함께 비는 말이었다.
이 축복의 표현은 아브라함이 받은 약속과 닮아 있다. 하나님도 아브라함에게 네 씨가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고 하셨다(창 22:17). 리브가를 보내는 자리에서 언약의 언어가 되풀이되었다.
낙타를 타고 나선 길
리브가는 여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종을 따라나섰다. 유모도 동행했다. 이 유모의 이름은 뒷날 드보라로 밝혀지며 벧엘 아래에서 죽어 상수리나무 밑에 묻힌다(창 35:8).
메소보다미아에서 가나안까지는 먼 길이었다. 리브가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게로 가는 여정을 택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과 겹치는 결단
아브라함도 본토와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말을 듣고 길을 나섰다(창 12:1). 리브가의 출발은 그 장면과 나란히 놓인다. 며느리가 시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반대 방향에서 되밟는 셈이다.
다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직접 명령을 받았고 리브가는 사람이 전한 사연을 듣고 움직였다. 성경은 두 결단을 같은 무게로 기록한다.
들에서의 만남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쪽에서 올라와 네게브 땅에 살고 있었다. 저물 무렵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낙타 떼가 오는 것을 보았다. 리브가도 눈을 들어 이삭을 보고 낙타에서 내렸다.
리브가는 저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 종의 답을 듣자 너울을 가져다 얼굴을 가렸다. 종은 자기가 행한 일을 모두 이삭에게 아뢰었다.
사라의 장막으로
이삭은 리브가를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이끌었다. 리브가는 이삭의 아내가 되었다. 창세기 24장 67절은 이삭이 리브가를 사랑하였고 어머니를 잃은 후에 위로를 얻었다고 적는다.
사라가 죽은 뒤 비어 있던 장막에 다음 세대의 어머니가 들어섰다. 이야기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지점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리브가의 대답은 언약이 이어지는 데 사람의 동의가 필요했음을 보여 준다. 집안이 승낙했어도 본인이 거절하면 길은 막혔다. 창세기는 그 물음과 대답을 굳이 기록해 두었다.
리브가가 낳은 야곱에게서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나온다.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되라던 축복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낙타를 타고 떠난 하루가 한 민족의 시작점이 되었다.
마무리
리브가는 가족의 만류를 뒤로하고 곧장 떠났다. 얼굴을 모르는 남편과 가 본 적 없는 땅이 앞에 있었다. 성경은 그 결심을 설명하지 않고 대답 한마디로 남겨 두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4:58 —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
- 창세기 24:60 — 너는 천만 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 창세기 24:64-65 — 리브가가 이삭을 보고 낙타에서 내려 너울로 얼굴을 가리다
- 창세기 24:67 — 이삭이 리브가를 사랑하여 어머니를 잃은 후에 위로를 얻다
- 창세기 22:17 —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