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에게 낸 요구
모세와 아론은 바로 앞에 서서 같은 요구를 되풀이했다. 이스라엘 자손을 광야로 보내 여호와께 절기를 지키게 하라는 것이었다. 바로는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 말을 듣느냐고 되받았다. 그 거절 뒤로 애굽 땅에 열 가지 재앙이 차례로 임했고 재앙마다 모세는 같은 말을 들고 다시 왕궁을 찾았다. 마지막 재앙으로 애굽의 모든 장자가 죽자 바로는 밤중에 두 사람을 불러 나가라고 말했다. 출애굽은 이 짧은 요구가 오래 거절당한 끝에 시작되었다. 요구의 내용은 노역에서 놓여나는 것이 아니라 광야에서 예배하는 것이었다.
바로에게 낸 요구는 출애굽기 5장에서 12장까지 이어지는 한 줄기 이야기다. 요구 자체는 짧고 늘 같았다. 달라진 것은 그 요구를 받은 애굽 왕의 상태였다.
애굽에 남은 이스라엘
이스라엘 자손은 요셉의 시대에 총리의 가족으로 애굽에 들어와 고센 땅에 자리를 잡았다. 세월이 흐르자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났다. 그는 늘어나는 히브리 사람들을 위협으로 보았다.
애굽은 이들에게 무거운 노역을 지웠고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짓게 했다(출 1:8-14). 학대가 심할수록 백성은 더 번성했다.
모세를 부르신 부름
하나님은 백성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세운 언약을 기억하셨다. 부름을 받은 사람은 바로의 궁에서 자란 히브리인 모세였다. 호렙 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하나님이 그를 부르셨다.
하나님은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라고 명하셨다(출 3:10). 말이 둔하다는 모세의 사양에 아론이 대변자로 함께 세워졌다.
첫 번째 요구와 바로의 거절
모세와 아론이 바로 앞에 나아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전했다.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하는 요구였다(출 5:1).
바로의 대답은 단호했다.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아니하리라 하였다(출 5:2). 그는 오히려 짚을 주지 말고 벽돌 수는 그대로 채우게 하라며 노역을 무겁게 했다.
열 가지 재앙과 되풀이된 요구
거절 이후 애굽 땅에 재앙이 차례로 임했다. 나일 강물이 피가 되고 개구리와 이와 파리가 올라왔으며 가축이 죽고 악성 종기가 생겼다. 우박과 메뚜기와 흑암이 뒤를 이었다.
재앙마다 모세는 같은 요구를 들고 다시 바로 앞에 섰다. 바로는 재앙이 심할 때 물러섰다가 그치면 마음을 굳게 했다. 재앙은 애굽이 섬기던 신들을 향한 심판이기도 했다.
장자의 죽음과 허락
열 번째 재앙은 애굽의 모든 처음 난 것의 죽음이었다. 왕좌에 앉은 바로의 장자부터 옥에 갇힌 자의 장자까지 한 집도 비껴가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집은 문설주에 바른 어린 양의 피로 넘어감을 입었다.
그 밤에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에서 떠나 너희 말대로 여호와를 섬기라 하였다(출 12:31). 이스라엘은 애굽 사람에게 은금 패물과 의복을 얻어 나갔다(출 12:35-36).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요구가 오래 거절당한 과정은 여러 갈래로 다시 읽힌다. 하나님이 왕들 위에 계신다는 사실이 바로의 완악함과 나란히 드러난다. 재앙은 애굽에는 심판이었고 이스라엘에는 건짐이었다.
요구의 내용이 노동에서 놓여나는 것이 아니라 광야에서 예배하는 것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로마서 9장 17절은 바로를 세우신 목적을 언급하며 이 사건을 다시 인용한다. 고린도전서 5장 7절은 유월절 어린 양을 그리스도와 겹쳐 읽는다.
마무리
바로에게 낸 요구는 협상이 아니었다. 같은 문장이 열 번 넘게 되풀이되었고 그때마다 대답은 거절이었다. 그 거절이 끝난 밤에 이스라엘은 사백삼십 년 만에 애굽을 떠났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출애굽기 1:8-14 —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니
- 출애굽기 3:10 —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
- 출애굽기 5:1 —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 출애굽기 5:2 —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 출애굽기 12:31 —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에서 떠나 여호와를 섬기며
- 출애굽기 12:35-36 — 애굽 사람에게 은금 패물과 의복을 구하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