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을 위한 유다의 간청
기근이 길어지자 야곱의 아들들은 두 번째로 애굽에 내려갔다. 총리가 된 요셉은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은잔을 베냐민의 자루에 넣게 했다. 잔이 나오자 막내는 종으로 남을 처지가 되었다. 이때 유다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늙은 아버지가 막내를 잃으면 살지 못한다고 아뢰고 자기가 대신 종이 되겠다고 청했다. 요셉을 팔자고 말했던 그 입에서 나온 제안이다. 요셉은 더 참지 못하고 형제들에게 자기를 알렸다. 이 탄원 뒤에 야곱의 온 집안이 애굽으로 내려간다. 유다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요셉이 은잔을 베냐민의 자루에 넣게 한 것은 형제들을 시험하려는 뜻이었다. 창세기 44장은 그 시험 앞에 선 유다의 말을 길게 옮긴다. 성경에 기록된 형제의 탄원 가운데 가장 긴 대목이다.
두 번째 애굽 길
기근은 가나안 땅에도 오래 이어졌다. 야곱의 아들들은 곡식을 사러 애굽에 두 번 내려갔다. 첫 번째 길에서 총리는 시므온을 붙잡아 두고 막내를 데려오라고 했다.
야곱은 오래 버텼으나 양식이 떨어지자 베냐민을 보냈다. 유다는 그를 책임지겠다며 아버지 앞에서 담보가 되겠다고 했다(창 43:9).
자루에서 나온 은잔
요셉은 형제들을 배불리 먹인 뒤 청지기를 시켜 자기 은잔을 베냐민의 자루에 넣게 했다. 성을 나선 형제들은 곧 뒤쫓아 온 청지기에게 붙들렸다. 자루를 큰 자부터 차례로 풀자 잔은 막내의 자루에서 나왔다. 형제들은 옷을 찢고 성으로 돌아갔다.
유다가 앞으로 나서다
요셉은 잔을 가진 자만 종으로 삼고 나머지는 평안히 돌아가라고 했다. 이 말이 곧 시험이었다. 스무 해 전 이들은 라헬의 아들 하나를 팔아넘기고 아버지에게 거짓을 고했다. 이번에도 남은 라헬의 아들을 두고 떠날 수 있었다.
유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총리 앞으로 나아가 내 주여 하고 부르며 자기와 형제들을 종이라 자칭했다(창 44:18).
아버지와 막내를 함께 놓은 말
유다의 말은 아버지 야곱에게 집중된다. 그는 늙은 아버지와 막내가 한 생명처럼 얽혀 있다고 아뢰었다. 아이가 돌아가지 않으면 아버지는 슬픔 가운데 스올로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요셉을 팔던 날 아버지의 울음을 지켜본 사람의 말이다.
대신 종이 되겠다는 제안
유다는 마지막에 자기를 내놓았다. 아이 대신 자기가 주의 종이 되어 남을 터이니 아이는 형제들과 함께 올려 보내 달라고 청했다(창 44:33). 값을 받고 동생을 넘겼던 사람이 이제 값 없이 동생 자리에 서겠다고 한다(창 37:26-27).
요셉은 더 참지 못했다. 그는 곁에 선 사람들을 물리고 소리 내어 울며 형제들에게 자기를 알렸다(창 45:1-4).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유다의 제안은 대신 짊어짐이라는 형태를 띤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형벌 자리에 서는 방식이다. 신약이 그리스도의 죽음을 설명할 때 쓰는 언어와 겹친다.
이 장면 뒤에 야곱의 축복이 온다.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리라는 말은 여기서 드러난 그의 자리와 이어진다(창 49:10). 요한계시록 5장 5절은 예수를 유다 지파의 사자로 부른다.
마무리
창세기 44장은 화해의 문을 여는 자리다. 유다의 말이 끝나자마자 요셉이 자기를 밝혔고 가족은 애굽에서 다시 만났다. 형제들 사이의 신뢰는 이 한 번의 탄원에서 회복되기 시작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3:9 — 내가 그를 위하여 담보가 되오리니
- 창세기 44:18 — 유다가 가까이 가서 내 주여 하고 아뢰되
- 창세기 44:33 — 주의 종으로 아이를 대신하여 머물게 하소서
- 창세기 37:26-27 —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고
- 창세기 45:4 —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 요한계시록 5:5 — 유다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이겼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