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귀환과 배상
아비멜렉은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곧바로 사라를 아브라함에게 돌려보냈다. 그는 사과에서 그치지 않고 배상까지 했다. 양과 소와 남녀 종을 내주었고 자기 땅 어디든 원하는 곳에 살라고 허락했다. 사라에게는 따로 은 천 개를 주었다. 이는 사람들 앞에서 그의 결백을 밝히는 공개적인 조치였다. 그 뒤 아브라함이 기도하자 하나님은 왕과 그의 아내와 여종들을 고치셨다. 사라의 일로 닫혔던 그 집의 태가 다시 열렸다. 속인 사람이 속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구도가 여기서 나온다. 잘못을 바로잡는 순서를 그대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창세기 20장의 마지막 장면은 회복이다. 잘못이 밝혀진 뒤 아비멜렉이 무엇을 어떻게 되돌렸는지를 본문은 꽤 자세히 적는다. 그 목록과 순서에 이 장의 결론이 담겨 있다.
되돌려야 할 것
아브라함은 그랄에서 사라를 누이라고 소개했고 왕은 사라를 왕궁으로 데려갔다. 하나님은 밤에 꿈으로 나타나 그 여인이 남편 있는 여자라고 알리셨다. 그러면서 아내를 돌려보내라고 명하셨다(창 20:7). 왕이 결백하다는 사실이 원상 회복의 의무를 지워 주지는 않았다.
지체 없는 순종
아비멜렉은 미루지 않았다. 아침에 신하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아브라함을 불러 따진 뒤 곧장 사라를 돌려보냈다. 명령을 받고 실행하기까지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성경은 그 순종의 속도를 특별히 강조한다.
함께 내준 재물
돌려보내면서 왕은 재물을 딸려 보냈다. 아비멜렉이 양과 소와 종들을 이끌어 아브라함에게 주고 그의 아내 사라도 그에게 돌려보내고(창 20:14). 잃은 것을 되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손해를 덮는 배상이었다. 고대 근동에서 잘못을 바로잡을 때 흔히 쓰이던 방식이다.
땅을 열어 주다
재물에 이어 거처가 주어졌다. 내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네가 보기에 좋은 대로 거주하라(창 20:15). 나그네였던 아브라함이 왕의 허락 아래 정착할 자리를 얻었다. 애굽에서 바로가 아브람을 내보낸 결말과는 다른 처리다.
은 천 개의 뜻
사라 몫은 따로 있었다. 내가 은 천 개를 네 오라비에게 주어 그것으로 너와 함께한 여러 사람 앞에서 네 수치를 가리게 하였노니 네 일이 다 해결되었느니라(창 20:16). 이 돈은 위로금이 아니었다. 사라에게 아무 일도 없었음을 공개적으로 증명하는 조치였다.
이삭의 출생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 선언은 무게가 있다. 약속의 아들이 누구의 자식인지를 두고 뒷말이 남지 않게 되었다.
기도와 치유
마지막 순서는 아브라함의 몫이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출산하게 하셨으니(창 20:17). 그때까지 여호와께서 사라의 일로 그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던 것이다(창 20:18). 속인 사람이 속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구도다. 하나님이 그를 선지자라 부르신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장은 잘못을 바로잡는 순서를 그대로 보여 준다. 돌려주고 갚고 명예를 회복시킨 뒤에 관계가 회복된다. 삭개오가 토색한 것을 네 배로 갚겠다고 말한 장면도 같은 결을 가진다(눅 19:8).
중보의 자리도 여기서 처음 뚜렷해진다. 아브라함이 이방 왕을 위해 기도하고 그 집이 살아난다. 뒷날 그의 후손이 맡게 될 제사장 역할의 첫 그림이다.
마무리
아비멜렉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그대로 행했다. 사라를 돌려보내고 넉넉히 갚았으며 사라의 이름까지 지켜 주었다. 그리고 자기를 속인 사람의 기도로 집안이 회복되었다. 창세기 20장은 그 회복으로 끝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0:7 —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 창세기 20:14 — 아비멜렉이 양과 소와 종들을 이끌어 아브라함에게 주고
- 창세기 20:15 — 내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네가 보기에 좋은 대로 거주하라
- 창세기 20:16 — 네 수치를 가리게 하였노니 네 일이 다 해결되었느니라
- 창세기 20:17-18 —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출산하게 하셨으니
- 누가복음 19:8 —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