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선악과 명령

하나님은 아담을 에덴동산에 두시고 동산의 모든 나무에서 마음껏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 말라고 명하셨다.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는다는 경고가 함께 주어졌다(창 2:16-17). 이 명령은 넓은 자유와 하나의 금지를 나란히 담고 있어, 사람이 순종과 불순종을 스스로 고를 수 있는 존재로 지어졌음을 보여준다. 뱀의 부추김에 하와와 아담이 그 열매를 먹으면서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성경은 이 자리에서 구원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넓은 허락 가운데 놓인 한 그루의 금지가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두고 하신 명령은 창세기 2장의 짧은 두 절에 담겨 있다. 분량은 적지만 사람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 자유가 무엇이었는지, 죄가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말할 때 성경이 거듭 돌아오는 대목이다.

명령이 주어진 자리

명령이 나온 배경은 창세기 2장의 창조 기사다. 하나님은 흙으로 사람을 빚어 생기를 불어넣으신 뒤 그를 에덴동산에 두셨다.
동산에는 보기에 좋고 먹기에 알맞은 나무가 가득했고 그 가운데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 먹을 것이 모자라 금하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본문은 미리 밝혀 두는 셈이다.

먹지 말라 하신 한 그루

창세기 2장 16-17절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직접 이르신다. 동산의 모든 나무에서 마음껏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말씀이다.
한 문장 안에 자유와 금지가 함께 놓여 있다. 허락된 범위가 훨씬 넓고 금지된 것은 한 그루뿐이다. 경계선이 어디인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분명하게 그어 두셨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를 수 있게 두셨다는 것

그 나무가 동산 안에 서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에게 선택이 맡겨졌음을 보여준다. 순종할 수도 있고 어길 수도 있는 자리에 아담이 놓였다.
하나님이 명령을 지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두지 않으셨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키는 쪽을 스스로 고를 때에야 순종이 순종이 되고, 그만큼의 책임도 사람에게 함께 주어졌다.

앎의 경계와 불순종의 값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하나님의 지혜와 사람의 앎 사이에 놓인 경계를 나타낸다. 그 열매를 금하심으로 사람이 스스로 판단해도 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해 두신 셈이다. 하나님을 떠나 선악을 스스로 정하려는 자리에 위험이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먹으면 죽는다는 말씀은 불순종에 값이 따른다는 원리를 처음으로 알린다. 죄가 하나님과의 끊어짐을 부르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이해가 이 한 절에서 출발한다.

명령이 깨진 날

창세기 3장에서 뱀은 하와에게 다가와 하나님의 말씀을 되묻는다. 그 열매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선악을 알게 된다고 부추긴다.
하와가 먹고 아담도 먹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자기들이 벗은 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 명령을 어긴 결과로 사람은 처음의 순전함을 잃었고 죽음이 뒤따랐으며 구원이 필요한 처지에 놓였다. 성경 전체가 풀어 가는 이야기의 출발점이 여기다.

마무리

선악과 명령은 창조 기사와 타락 기사를 잇는 고리다. 순종이 왜 중요한지, 죄가 무엇을 남기는지, 사람에게 왜 은혜가 필요한지를 이 짧은 명령 하나가 함께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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