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아브라함의 손 대접

창세기 18장은 날이 뜨거울 때 장막 문에 앉아 있던 아브라함에게서 시작한다. 눈을 들어 보니 세 사람이 맞은편에 서 있었다. 그는 달려나가 땅에 엎드려 절하고 발 씻을 물과 떡 한 조각을 청한다. 그러고는 사라에게 고운 가루 세 스아로 떡을 만들게 하고 기름진 송아지를 잡아 엉긴 젖과 우유를 함께 내놓았다. 손님들이 전한 소식은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는 약속이었다. 히브리서는 이 장면을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한 본보기로 인용한다. 창세기는 이 장면 바로 뒤에 소돔 이야기를 붙여 둔다.

창세기 18장 첫머리에서 아브라함은 아무 준비 없이 손님을 맞는다. 이름도 목적도 모르는 세 사람이었다. 그가 서둘러 차린 상 위에서 언약의 다음 장이 열린다.

한낮의 장막 문 앞

장소는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곁이다. 헤브론 부근으로 아브라함이 오래 머물던 곳이다. 시각은 날이 뜨거울 때였다. 그늘에 앉아 쉬는 시간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셨다고 성경은 적는다. 그가 눈을 들어 보니 세 사람이 맞은편에 서 있었다.

달려나가 엎드리다

아브라함은 앉은 자리에서 부르지 않았다. 장막 문에서 달려나가 그들을 맞으며 몸을 땅에 굽혔다. 그리고 청한다.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종을 지나쳐 가지 마시고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여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에서 쉬시라는 말이었다. 떡 한 조각을 가져오리니 기운을 차린 후에 가시라고 덧붙인다. 창세기 18장 3절에서 5절의 내용이다.

떡 한 조각이라 하고서

말은 떡 한 조각이었지만 실제로 차린 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장막으로 급히 들어가 사라에게 고운 가루 세 스아를 반죽해 떡을 만들라고 한다. 어림잡아 스무 명이 넘게 먹을 분량이다. 이어 짐승 떼가 있는 데로 달려가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골라 하인에게 맡겨 요리하게 했다.
엉긴 젖과 우유와 준비한 송아지를 상에 놓고 자신은 나무 아래 서서 시중을 들었다. 함께 앉지 않고 곁에 선 자세가 그 태도를 말해 준다.

손님이 전한 소식

식사 자리에서 손님들이 사라의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는 말을 남긴다. 장막 문 뒤에서 듣던 사라는 웃었다. 아흔에 가까운 나이였다.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는 물음이 그 웃음을 받은 답이었다.

소돔과 나란히 놓인 장면

이 장면 바로 뒤에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이어진다. 같은 손님들이 소돔에 들어갔을 때 성읍 사람들은 그들을 해하려 했다. 나그네를 맞는 태도가 두 곳을 갈라놓는다. 창세기가 두 장면을 붙여 둔 배치는 우연이 아니다.

고대 근동에서 손 대접이란

그 시대에 나그네를 맞는 일은 예의를 넘어 의무에 가까웠다. 여관이 드물었고 길 가는 사람은 남의 집 문에 기대야 했다. 아브라함의 행동은 그 관습 안에 있으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달려나가고 서둘러 준비하고 곁에 서서 시중드는 대목이 그렇다.

신약이 기억하는 마므레

히브리서 13장 2절은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고 하면서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다고 덧붙인다. 마므레의 장면을 염두에 둔 말이다. 로마서 12장 13절도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고 권한다. 초대 교회에서 이 일은 신앙의 표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마무리

아브라함은 손님의 정체를 모른 채 상을 차렸다. 알고 대접한 것이 아니라 몰라도 대접한 것이다. 그 태도가 약속의 소식을 받는 자리로 이어졌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8:1-2 — 여호와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 창세기 18:3-5 —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그것으로 기운을 차리신 후에 지나가소서
  • 창세기 18:6-8 — 아브라함이 급히 장막으로 가서 사라에게 이르되 속히 고운 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가
  • 창세기 18:14 —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
  • 히브리서 13:2 —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 로마서 12:13 —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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