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인물이야기

아브라함의 순종

아브라함의 순종은 한 번의 결단이 아니라 백 년 가까이 이어진 태도였다. 일흔다섯에 하란을 떠난 뒤 그는 죽을 때까지 장막에 살았다. 약속받은 땅에서 나그네로 지냈고 자손의 약속도 눈으로 다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이 옮기라 하실 때 옮겼고 표를 새기라 하실 때 새겼다. 모리아 산에서는 아들을 결박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히브리서 11장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간 그 걸음을 믿음이라 부른다. 그는 약속의 성취를 대부분 보지 못한 채 죽었다. 성경은 그 미완의 걸음을 믿음의 조상이라는 이름으로 기린다.

아브라함의 순종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규모가 아니라 지속이다. 그는 결과를 확인하지 못한 채 같은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창세기는 그 긴 시간을 몇 개의 장면으로 압축한다.

하란에서 시작된 걸음

창세기 12장 1절에서 4절이 출발점이다. 하나님은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 하셨다. 아브람은 아내 사래와 조카 롯과 모든 소유를 데리고 하란을 떠났다. 그때 나이가 일흔다섯이었다. 정착할 나이에 그는 길을 나섰다.

장막에 살며 옮겨 다니다

가나안에 들어온 뒤에도 그는 성을 쌓지 않았다. 세겜과 벧엘과 헤브론과 브엘세바를 오가며 장막을 쳤다. 창세기 13장 14절에서 17절에서 하나님은 눈을 들어 사방을 보라 하시며 그 땅을 자손에게 주겠다고 하신다. 소유권은 아직 없었다. 순종은 소유가 아니라 이동의 형태로 나타났다.

몸에 새긴 언약의 표

창세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부르시고 할례를 명하신다. 창세기 17장 23절은 그가 바로 그날 이스마엘과 집안의 모든 남자에게 할례를 행했다고 적는다. 명령과 시행 사이에 망설임이 없었다. 순종의 속도가 이 구절에 담긴다.

모리아 산에서 드러난 신뢰

가장 무거운 요구는 창세기 22장에 나온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말씀이었다. 아브라함은 나무를 쪼개고 사흘 길을 걸어 그 산에 올랐다. 칼을 잡았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그를 불러 세운다.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는 말이 그 시험의 결론이었다.
하나님은 수풀에 걸린 숫양을 예비하셨다. 아브라함은 그곳을 여호와 이레라 불렀다.

공의 앞에서 물러서지 않다

창세기 18장 16절에서 33절의 중보도 순종의 한 모습이다. 소돔의 심판을 알리셨을 때 그는 의인의 수를 놓고 여쭈었다. 명령을 받아 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를 함께 붙든 태도였다. 무조건 침묵하는 복종과는 결이 다르다.

신약이 매기는 평가

히브리서 11장 8절은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 순종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다고 기록한다. 같은 장 9절은 그가 약속의 땅에서 나그네처럼 장막에 거하였다고 덧붙인다. 야고보서 2장 22절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였다고 말한다. 로마서 4장은 그 믿음이 의로 여겨진 시점이 할례 이전이었음을 짚는다.

마무리

아브라함은 약속의 성취를 대부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의 순종은 결과를 확인한 뒤의 확신이 아니라 확인하기 전의 발걸음이었다. 성경이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는 근거가 거기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2:1-4 —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 창세기 13:14-17 —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 창세기 17:23 — 바로 그 날에 그 집의 모든 남자를 데려다가 할례를 행하였으니
  • 창세기 22:12 —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 히브리서 11:8-9 —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 야고보서 2:22 —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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