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이 솔개를 쫓다
창세기 15장을 읽다 보면 솔개가 사체 위에 내려앉는 한 절이 지나간다. 하나님이 아브람과 언약을 맺으시려고 짐승을 쪼개 놓게 하신 자리였다. 들판에 놓인 고기에 새들이 모여드는 일은 흔한 광경이었다. 아브람은 그것을 쫓고 예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해가 진 뒤 연기 나는 화로와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를 지나갔다. 언약을 짊어진 쪽은 아브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셨다. 창세기 15장 6절은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그것을 의로 여기셨다고 적는다. 솔개를 쫓은 하루는 그 믿음이 행동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창세기 15장을 읽다 보면 짧은 한 절이 눈에 걸린다. 솔개가 사체 위에 내려앉고 아브람이 그것을 쫓았다는 대목이다. 이 장면은 하나님이 아브람과 언약을 맺으시는 예식 한가운데 놓여 있다.
창세기 15장의 자리
창세기 15장은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환상으로 나타나신 장면으로 열린다. 하나님은 자신이 아브람의 방패이며 지극히 큰 상급이라고 하신다. 아브람은 자식이 없다는 사실을 꺼내며 약속의 실현을 묻는다. 하나님은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하늘의 별을 세어 보라 하신다.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는 말씀이 뒤따른다(창 15:5).
언약 예식의 준비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짐승을 가져오라 명하신다. 삼 년 된 암소와 암염소와 숫양에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가 더해진다. 아브람은 짐승을 둘로 쪼개어 마주 놓았다. 새는 쪼개지 않았다(창 15:10). 예식의 자리가 이렇게 갖추어졌다.
솔개가 내려앉다
준비가 끝나자 솔개가 사체 위로 내려왔다. 창세기 15장 11절은 아브람이 그것을 쫓았다고만 적는다. 고기가 놓인 들판에 새가 모여드는 일은 자연스러운 광경이었다. 아브람은 그 광경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예식이 마무리될 때까지 그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고대 근동의 언약 관습
짐승을 쪼개어 마주 놓는 예식은 고대 근동에서 널리 쓰였다. 쪼갠 조각 사이를 걸어간 쪽이 약속을 어기면 이 짐승처럼 되겠다는 뜻이었다. 언약의 무게를 눈에 보이게 만든 방식이다. 아브람이 차린 자리도 같은 틀 위에 있다.
조각 사이를 지나가신 분
해가 지고 캄캄할 때 연기 나는 화로와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갔다(창 15:17). 지나간 쪽은 아브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셨다. 언약을 이행할 책임을 하나님이 홀로 지셨다는 뜻이다. 그 사이 아브람은 깊이 잠들었고 자손이 사백 년 동안 남의 땅에서 종이 되었다가 돌아오리라는 말씀을 들었다.
신약이 다시 읽은 아브람의 믿음
창세기 15장 6절은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다고 적는다. 로마서 4장 3절은 이 구절을 그대로 인용한다. 히브리서는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순종해 나아갔다고 전한다(히 11:8). 솔개를 쫓은 하루는 그 믿음이 손과 발로 드러난 대목이다.
마무리
창세기 15장 11절은 한 문장으로 끝난다. 그 한 문장은 언약 예식이 방해 없이 마무리되도록 아브람이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을 남긴다. 언약을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고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은 아브람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5:5 —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 창세기 15:10 — 그 중간을 쪼개고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 창세기 15:11 — 솔개가 사체 위에 내리매 아브람이 쫓았더라
- 창세기 15:17 — 연기 나는 화로가 보이며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 창세기 15:6 —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 히브리서 11:8 —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