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아비멜렉과 맺은 언약

그랄 왕 아비멜렉은 사라 사건에서 하나님의 경고를 받은 뒤 아브라함을 다시 찾아왔다. 그는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신다고 말하며 거짓되이 행하지 말라는 맹세를 청했다. 아브라함은 맹세하면서도 종들이 빼앗은 우물 문제를 함께 꺼냈다. 왕은 몰랐다고 답했고 두 사람은 양과 소를 놓고 언약을 세웠다. 아브라함이 세운 암양 일곱 마리는 우물을 판 사람이 자기임을 증언하는 표였다. 그 자리가 맹세의 우물 브엘세바다. 이 이름은 뒷날 이스라엘 남쪽 경계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굳는다.

창세기 21장 후반부는 아브라함이 이방 왕과 맺은 언약을 다룬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왕이었다. 우물 하나를 놓고 벌어진 다툼이 브엘세바라는 이름을 남겼다.

그랄 왕 아비멜렉

아비멜렉은 그랄을 다스리던 왕이다. 이름은 내 아버지는 왕이라는 뜻으로 그랄 왕가의 칭호에 가깝다. 성경은 그를 블레셋 사람의 땅에 속한 통치자로 소개한다. 군대 장관 비골이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아브라함은 이 무렵 그랄 지역에 나그네로 머물고 있었다.

사라 사건이 남긴 기억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창세기 20장에 있다. 아브라함이 사라를 누이라 하자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갔다.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경고하셨고 왕은 곧 사라를 돌려보냈다.
그는 양과 소와 은 천 개를 함께 주며 사죄했다. 이방 왕이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두려워한 기억이 뒤이은 언약의 배경이 된다.

언약을 먼저 청한 쪽

세월이 흐른 뒤 아비멜렉이 비골과 함께 아브라함을 찾아왔다. 그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신다고 말했다(창 21:22). 그러니 나와 내 아들과 내 손자에게 거짓되이 행하지 말라고 청했다. 자기가 베푼 은혜대로 이 땅에서도 그렇게 대해 달라는 요구였다. 아브라함은 맹세하겠다고 답했다.

우물을 둘러싼 다툼

맹세를 나눈 뒤 아브라함이 한 가지를 따졌다. 아비멜렉의 종들이 자기가 판 우물을 빼앗았다는 것이다(창 21:25). 왕은 누가 그리했는지 알지 못하며 오늘에야 들었다고 답했다. 물이 귀한 네게브 지역에서 우물은 생존의 조건이었다. 우물의 주인을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맹세도 오래 가지 못할 사안이었다.

암양 일곱과 브엘세바

아브라함은 양과 소를 아비멜렉에게 주고 두 사람이 언약을 세웠다. 그리고 암양 새끼 일곱 마리를 따로 세워 두었다. 이 일곱을 받는 것이 우물을 판 사람이 자기임을 증언하는 표가 된다고 했다(창 21:30).
그 자리는 브엘세바라 불렸다. 히브리어로 브엘은 우물이고 세바는 맹세와 일곱을 함께 뜻한다. 아브라함은 거기에 에셀 나무를 심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창 21:33).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브엘세바는 이후 이스라엘 남쪽 경계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굳는다.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는 표현이 그 자취다. 이삭도 같은 자리에서 아비멜렉과 다시 언약을 맺는다(창 26:31-33).
아브라함의 언약은 성전이나 군대가 아니라 우물과 맹세로 땅에 발을 붙였다. 이방 왕이 먼저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인정한 장면은 열국이 복을 얻으리라는 약속과 맞닿아 있다(창 12:3).

마무리

창세기 21장의 언약은 화려하지 않다. 우물 하나와 암양 일곱 마리가 전부다. 그러나 그 작은 합의가 브엘세바라는 이름을 남겼고 아브라함이 그 땅에 오래 머물 자리를 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0:14-17 — 아비멜렉이 사라를 돌려보내고 아브라함이 기도하다
  • 창세기 21:22-24 —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니 거짓되이 행하지 말라
  • 창세기 21:25-26 — 우물을 빼앗은 일을 아브라함이 책망하다
  • 창세기 21:30-31 — 암양 일곱이 증거가 되어 그곳을 브엘세바라 하다
  • 창세기 26:31-33 — 이삭이 같은 자리에서 아비멜렉과 맹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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