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이 에서를 만날 준비를 하다
가나안으로 돌아오던 야곱은 마하나임에서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난다. 그러나 형 에서에게 보낸 전령이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온다는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자 야곱은 크게 두려워한다. 야곱은 일행을 두 떼로 갈라 한쪽이라도 살아남게 하고 하나님께 건져 달라고 기도한다. 이어 염소와 양과 낙타와 소와 나귀를 떼마다 나누어 종들 손에 들려 형에게 먼저 보낸다. 예물이 앞서고 야곱이 뒤따르는 순서였다. 창세기 32장은 이 준비 과정을 순서대로 기록해 놓았다. 두려움과 대비와 기도가 나란히 놓인 대목이다.
창세기 32장 앞부분은 야곱이 형을 만나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차례로 적는다. 사자를 보내고 떼를 나누고 기도하고 예물을 앞세운다. 두려움과 신앙이 한자리에 있다.
갈라선 지 이십 년
야곱은 아버지 이삭의 축복을 속여 받은 뒤 형의 분노를 피해 밧단아람으로 달아났다(창 27:41-45). 그곳에서 두 아내와 열한 아들을 얻고 큰 재산을 모았다.
이제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가나안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문제는 형이 그를 어떻게 맞이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마하나임의 사자들
길에서 하나님의 사자들이 야곱을 만났다. 야곱은 그들을 보고 하나님의 군대라 하며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불렀다(창 32:1-2). 마하나임은 두 진영이라는 뜻이다.
벧엘에서 사닥다리를 본 뒤 두 번째로 천사를 만난 자리다. 귀향길 초입에서 하나님의 보호를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다.
사자를 보내다
야곱은 세일 땅 에돔 들에 있는 형에게 사자들을 앞서 보냈다. 전할 말은 정중했다. 자신을 종이라 하고 에서를 주라 불렀으며 소와 나귀와 양 떼와 종들을 얻었다고 알렸다(창 32:3-5).
돌아온 사자들의 보고는 짧았다.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형을 만나러 온다는 것이었다.
두 떼로 나누다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한 사람과 양과 소와 낙타를 두 떼로 나누었다.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는 판단이었다(창 32:7-8).
최악을 가정한 대비다. 전부를 지킬 수 없다면 절반이라도 남기려는 계산이었다.
기도
이어 야곱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을 부르며 기도한다. 돌아가라 하신 말씀을 되짚고 자기가 받은 은총을 감당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지팡이만 가지고 요단을 건넜으나 이제 두 떼를 이루었다고 말한 뒤 형의 손에서 건져 달라고 구한다(창 32:9-12). 자손을 바다 모래같이 하시겠다는 약속을 마지막에 붙인다.
예물을 앞세우다
야곱은 암염소 이백과 숫염소 이십, 암양 이백과 숫양 이십, 새끼 딸린 낙타 삼십과 암소 사십과 황소 열, 암나귀 이십과 나귀 새끼 열을 골랐다. 종들에게 떼마다 사이를 두고 몰게 했다(창 32:13-16).
형을 만나면 이렇게 답하라고 일렀다. 주의 종 야곱의 것이요 자기 주 에서에게 보내는 예물이오며 야곱도 우리 뒤에 있나이다(창 32:18).
순서에 담긴 뜻
고대 근동에서 예물을 먼저 보내는 것은 상대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고 호의를 구하는 관례였다. 야곱은 예물이 자기 얼굴을 대신하게 했다.
같은 밤 야곱은 얍복 나루에 가족을 건네보내고 홀로 남는다. 그리고 날이 새도록 씨름하여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는다(창 32:24-28).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호세아 12장 3절과 4절은 야곱이 모태에서 형의 발뒤꿈치를 잡았고 장년에 하나님과 겨루었다고 되짚는다. 준비와 기도와 씨름이 하나로 묶인 밤이었다.
이튿날 에서는 달려와 야곱을 안았다. 야곱은 형의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말한다(창 33:10).
마무리
야곱은 할 수 있는 대비를 다 하면서 동시에 기도했다. 창세기는 그 둘을 나란히 적을 뿐 어느 쪽이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화해는 야곱의 계산 밖에서 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2:2 — 이는 하나님의 군대라 하고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더라
- 창세기 32:8 —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
- 창세기 32:11 — 내 형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 창세기 32:18 — 주의 종 야곱의 것이요 내 주 에서에게 보내는 예물이오며
- 창세기 33:10 —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 호세아 12:3 — 그가 모태에서 그의 형의 발뒤꿈치를 잡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