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에서의 귀환과 야곱의 불안

야곱은 하란에서 이십 년을 지내고 돌아오며 세일에 있는 형에게 먼저 사자를 보냈다.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마주 온다는 소식에 그는 심히 두렵고 답답했다. 사람과 가축을 두 떼로 나누고 예물을 여러 무리로 앞세운 뒤 형의 손에서 건져 달라고 기도했다. 얍복 나루에서 밤새 씨름한 그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고 절뚝이며 아침을 맞았다. 정작 에서는 달려와 안고 입 맞추었다. 화해한 뒤에도 두 사람은 동행하지 않고 각자의 길로 갔다. 창세기는 그 사정을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창세기 32장과 33장은 형제가 다시 만나기까지의 며칠을 자세히 적는다. 야곱은 심히 두려워했고 준비는 빈틈이 없었다. 정작 에서는 달려와 안았고 두 사람은 함께 울었다.

스무 해의 거리

야곱은 형의 장자권을 얻고 아버지의 축복까지 받아 간 뒤 하란으로 도망쳤다(창 25:29-34; 27:1-40). 에서는 아버지의 상을 마치면 동생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은 상태였다(창 27:41). 그 사이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두 아내와 열한 아들과 큰 가축 떼를 얻었다. 돌아오는 길은 도망칠 때와 형편이 달랐다.

사자를 먼저 보내다

야곱은 세일 땅 에돔 들에 있는 형에게 사자들을 보냈다. 라반과 함께 지내며 소와 나귀와 양과 노비를 얻었으니 은혜 받기를 원한다는 말을 전하게 했다(창 32:3-5). 사자들이 돌아와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마주 온다고 알렸다. 이 소식이 모든 준비의 출발점이 된다.

두 떼로 나눈 살림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했다. 그는 사람과 양과 소와 낙타를 두 떼로 나누었다(창 32:7-8). 에서가 한 떼를 치면 남은 떼는 피하리라는 계산이었다. 맨 앞에는 예물로 보낼 짐승을 여러 무리로 나누어 종들에게 맡겼다(창 32:13-21).

야곱의 기도

준비 사이에 기도가 놓인다. 야곱은 자기가 주의 은총과 성실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 고백했다.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요단을 건넜는데 이제 두 떼를 이루었다고 했다. 그리고 형의 손에서 건져 달라고 구했다(창 32:9-12).

얍복 나루의 밤

가족을 모두 건너보낸 뒤 야곱은 홀로 남았다.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그와 씨름했고 허벅지 관절을 쳤다. 이름을 묻는 물음에 야곱이라 답하자 그 사람은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었다(창 32:24-30). 절뚝이며 해를 맞은 사람이 형 앞에 섰다.

예물을 놓고 오간 말

에서가 사백 명과 함께 다가오자 야곱은 앞으로 나아가며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혔다(창 33:3). 에서는 달려와 안고 입 맞추었고 둘은 울었다(창 33:4).
예물을 두고는 짧은 실랑이가 있었다. 에서는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소유는 네게 두라고 했다(창 33:9). 야곱은 형의 얼굴이 하나님의 얼굴 같다며 거듭 권했고 에서는 그제야 받았다(창 33:10-11).

남은 거리

화해가 모든 것을 지우지는 않았다. 에서는 함께 가자고 했고 종을 남기겠다고도 했으나 야곱은 둘 다 사양했다(창 33:12-15). 야곱은 세일로 나아가겠다고 답했으나 실제로는 숙곳으로 향했다(창 33:16-17). 창세기는 그 사정을 설명 없이 적어 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야곱이 두려워한 것은 형의 칼이었다. 그러나 그날 밤 그를 붙든 이는 형이 아니었다. 씨름 뒤에 얻은 새 이름이 재회의 성격을 바꾸어 놓는다. 뒷날 이스라엘과 에돔은 다시 부딪히지만 창세기 33장은 두 사람이 울며 안은 자리에서 멈춘다.

마무리

야곱의 준비는 치밀했고 두려움도 깊었다. 정작 문을 연 것은 형의 달음질이었다. 창세기는 그 어긋남을 담담히 남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2:6 — 그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주인을 만나려고 오더이다
  • 창세기 32:10 —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을 감당할 수 없사오나
  • 창세기 32:28 —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 창세기 33:3 —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에게 가까이 가니
  • 창세기 33:9 — 내 동생아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소유는 네게 두라
  • 창세기 33:17 —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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