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우물을 둘러싼 다툼

고대 근동의 마른 땅에서 우물은 사람과 가축의 생사를 갈랐다. 그래서 성경에는 우물을 놓고 벌어진 다툼이 여러 번 나온다. 아브라함은 그랄 왕 아비멜렉과 우물 문제로 부딪혔다가 브엘세바에서 언약을 맺었다. 이삭은 블레셋 사람이 메운 우물을 다시 팠고 에섹과 싯나를 지나 르호봇에 이르렀다. 모세는 미디안 우물가에서 목자들을 물리치고 이드로의 딸들을 도왔다. 광야의 이스라엘은 므리바에서 물을 두고 여호와와 다투었다. 우물은 다툼의 자리이면서 언약과 만남이 이루어지던 자리이기도 했다.

성경에서 우물은 단순한 물웅덩이가 아니다. 비가 적은 땅에서 우물 하나는 가족과 가축의 생존을 결정했다. 그래서 누가 팠고 누가 쓰느냐가 곧 다툼이 됐다.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창세기 21장 22절 이하는 아브라함과 그랄 왕 아비멜렉의 일을 적는다.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이 판 우물을 빼앗았다. 아브라함이 이 일을 따지자 왕은 자신이 몰랐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언약을 맺고 다툼을 정리했다. 아브라함이 암양 새끼 일곱 마리를 증거로 세웠고 그 자리를 브엘세바라 불렀다 (창 21:31). 맹세의 우물이라는 뜻이다.

이삭과 블레셋 사람들

이삭이 그랄에서 크게 번성하자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했다. 그들은 아브라함 시대의 우물을 흙으로 메웠다. 이삭은 그 우물을 다시 팠고 종들이 새 우물도 팠다. 그랄 목자들이 물을 두고 다투자 이삭은 그 우물을 에섹이라 했고 다음 우물은 싯나라 했다. 다툼과 대적이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판 우물에서는 아무도 다투지 않았고 이삭은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했다 (창 26:22).

미디안 우물가의 모세

모세는 애굽을 떠나 미디안 땅에 이르러 우물 곁에 앉았다. 르우엘의 일곱 딸이 물을 길어 양 떼에게 먹이려 하자 목자들이 그들을 쫓았다. 모세는 일어나 여자들을 돕고 양 떼에게 물을 먹였다 (출 2:17). 이 일로 그는 르우엘의 집에 들어갔고 십보라를 아내로 맞았다. 우물가의 다툼이 그의 인생 방향을 바꾸었다.

므리바에서의 다툼

광야의 이스라엘은 물이 없다는 이유로 모세와 아론에게 다투었다. 여호와께서는 반석에게 명하여 물을 내라고 하셨다. 그러나 모세는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쳤다. 물은 나왔으나 모세와 아론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민 20:12). 그곳 이름이 므리바가 됐고 다툼이라는 뜻이다.

우물 이야기가 모여 보여 주는 것

이 기록들은 같은 자리에서 서로 다른 결말을 낸다. 아브라함의 다툼은 맹세로 정리됐고 이삭의 다툼은 자리를 옮기며 풀렸다. 모세의 개입은 새로운 관계를 열었다. 반면 므리바의 다툼은 지도자의 실책으로 끝났다. 물이 부족한 자리에서 사람의 태도가 갈렸다.

마무리

우물은 성경에서 만남과 언약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종이 리브가를 만난 곳도 우물가였고 야곱이 라헬을 만난 곳도 그러했다. 다툼과 만남이 같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른 땅의 물 한 곳이 관계를 시험하는 자리가 됐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1:31 — 두 사람이 거기서 서로 맹세하였으므로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하다
  • 창세기 26:22 —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번성하리로다
  • 출애굽기 2:17 — 모세가 일어나 그들을 도와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니라
  • 민수기 20:12 —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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