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라반에게 임한 꿈

야곱은 이십 년 동안 라반의 집에서 일했다. 두 아내와 자녀와 가축을 거느리게 되었으나 라반과 그 아들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야곱은 라반에게 알리지 않고 길을 떠났고 사흘 뒤 이 사실을 안 라반이 칠 일 길을 쫓아왔다. 그 밤 하나님이 아람 사람 라반에게 꿈에 나타나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신다. 라반은 따라잡고도 손을 대지 못했고 두 사람은 돌무더기를 쌓아 언약을 맺고 헤어진다. 이 밤의 경고가 야곱의 가나안 귀향을 가능하게 했고 열두 지파의 시작을 열었다.

창세기 31장에서 라반은 야곱을 붙잡을 힘도 명분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그 사이에 하룻밤의 꿈이 있었다.

이십 년의 셈

야곱은 라헬을 얻으려고 칠 년을 일했고 속아서 다시 칠 년을 일했다. 이후 육 년은 양 떼를 위해 일했다. 품삯은 열 번이나 바뀌었다고 그는 말한다.
야곱의 재산이 늘자 라반의 아들들이 불평했다. 라반의 안색도 전과 같지 않았다. 그때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신다.

몰래 떠난 길

야곱은 라헬과 레아를 들로 불러 사정을 말하고 동의를 얻는다. 그리고 라반이 양털을 깎으러 간 사이에 가족과 가축을 이끌고 유브라데를 건넜다. 라헬은 아버지의 드라빔을 몰래 가져갔다.
삼 일 만에 이 사실이 라반에게 알려졌다. 그는 형제들을 거느리고 칠 일 길을 쫓아 길르앗 산에서 야곱을 따라잡았다.

밤중의 경고

창세기 31장 24절이 전환점이다. 밤에 하나님이 아람 사람 라반에게 현몽하여 이르시되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금지의 범위가 넓다. 위협만이 아니라 좋은 말도 막힌다. 회유와 협박을 모두 차단해 야곱이 스스로 결정한 길을 지키게 하신 셈이다. 라반은 다음 날 그 말을 야곱에게 직접 전한다.

드라빔을 찾는 수색

라반은 왜 딸들을 사로잡은 포로처럼 끌고 왔느냐고 따진다. 이어 내 신을 도둑질하였느냐고 묻는다. 야곱은 그 사실을 모른 채 훔친 자는 살지 못하리라고 답한다.
라반은 장막을 차례로 뒤졌으나 찾지 못한다. 라헬이 드라빔을 낙타 안장 아래 두고 그 위에 앉았기 때문이다. 야곱은 그제서야 화를 내며 이십 년의 노동을 낱낱이 말한다.

미스바의 돌무더기

두 사람은 돌을 취해 무더기를 쌓고 그 곁에서 음식을 먹는다. 라반은 그것을 여갈사하두다라 하고 야곱은 갈르엣이라 부른다. 미스바라는 이름도 함께 붙는다.
언약의 내용은 서로 이 무더기를 넘어 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라반은 딸들을 괴롭게 하지 말라는 조건을 덧붙인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맞추고 축복한 뒤 돌아갔다.

언약의 계보를 지킨 밤

이 사건은 야곱이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다. 라반에게 붙들렸다면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시작은 아람 땅에 묶였을 것이다. 꿈 하나가 그 진로를 열었다.
창세기는 하나님이 언약 밖의 사람에게도 직접 말씀하시는 장면을 여러 번 기록한다. 앞선 20장의 아비멜렉이 그랬고 여기서는 라반이다. 두 경우 모두 경고를 들은 쪽이 물러선다.

마무리

라반은 세력에서 앞섰고 명분도 갖췄다. 그런데 그가 실제로 한 일은 따지고 언약을 맺고 돌아간 것뿐이다. 야곱은 곧이어 얍복 강가에서 다른 씨름을 만난다. 라반과의 결별이 그 만남의 문턱이 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1:3 —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 창세기 31:24 —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 창세기 31:38-41 — 내가 이십 년을 외삼촌의 집에 있으면서
  • 창세기 31:42 — 하나님이 내 고난과 내 손의 수고를 보시고 어제 밤에 그것을 책망하셨나이다
  • 창세기 31:49 — 미스바라 하였으니 우리가 서로 떠나 있을 때에 여호와께서 감찰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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