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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반
양 떼를 몰고 온 라헬
야곱은 형을 피해 밧단아람으로 가던 길에 들에 있는 우물에 이르렀다. 목자들과 말하는 사이 라헬이 아버지의 양 떼를 몰고 왔다. 라헬은 양을 치는 사람이었다. 야곱은 우물 아귀를 덮은 돌을 혼자 옮기고 외삼촌의 양에게 물을 먹였다. 그러고는 라헬에게 입 맞추고 소리 내어 울며 자기가 리브가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라헬은 달려가 아버지에게 알렸다. 야곱의 이십 년 하란 생활이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우물가에서 신붓감을 만나는 구도는 리브가와 십보라의 경우에도 되풀이된다. 창세기는 이 짧은 만남을 자세히 남겼다.
라반이 야곱을 뒤쫓다
야곱은 밧단아람에서 스무 해를 지낸 뒤 가족과 가축을 이끌고 몰래 떠났다. 라반은 사흘 만에 알고 친족을 모아 이레 길을 쫓아 길르앗 산에서 따라잡았다. 그 밤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라반은 잃어버린 드라빔을 찾으려 장막을 하나씩 뒤졌다. 라헬은 신상을 낙타 안장 아래 감추고 그 위에 앉아 있었다. 추격은 소득 없이 끝났고 두 사람은 돌무더기를 세워 언약을 맺었다. 라헬이 가져간 드라빔은 이 집안에 남아 있던 옛 신앙의 흔적을 보여 준다. 야곱은 훗날 세겜에서 이방 신상을 묻고 벧엘로 올라간다.
라반이 야곱을 속이다
야곱은 라헬을 얻으려고 라반에게 칠 년을 섬겼다. 사랑하는 까닭에 그 세월이 며칠 같았다고 성경은 적는다. 그런데 혼인날 밤 라반은 라헬 대신 언니 레아를 들여보냈다. 아침에 야곱이 따지자 라반은 작은딸을 언니보다 먼저 주지 않는 지방 관습을 내세웠다. 야곱은 라헬을 얻는 대신 칠 년을 더 섬겼고 두 자매의 다툼이 그 집을 채웠다. 형과 아버지를 속였던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속임을 당한 자리였다. 창세기는 이 십사 년의 노동에서 이스라엘 열두 아들이 태어났다고 기록한다. 갈라디아서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로 이 대목을 다시 비춘다.
라반이 딸들과 손자들을 축복하다
창세기 31장 마지막에서 라반은 야곱을 붙잡지 않는다.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라 이르셨고 레아와 라헬도 아버지 집에 남을 몫이 없다고 답했다. 라반은 이레 길을 쫓아와 길르앗에서 따라잡았으나 꿈의 경고를 받았다. 고발이 오간 끝에 두 사람은 돌무더기를 쌓아 언약을 맺었다. 이튿날 아침 라반은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 맞추고 축복한 뒤 고향으로 돌아갔다. 축복의 말은 기록되지 않았으나 그 행동이 스무 해의 갈등을 닫았다. 이 작별 뒤 야곱은 마하나임에서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난다.
야곱의 가축 번식법
열네 해의 봉사를 마친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나 라반이 그를 붙들었다. 두 사람은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야곱의 삯으로 삼기로 합의한다. 라반은 그런 짐승이 적었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여겼다. 야곱은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신풍나무 가지를 벗겨 흰 무늬를 내고 물 구유에 세웠다. 튼튼한 짐승들이 그 앞에서 새끼를 배자 아롱진 것들이 태어났다. 야곱의 가축은 크게 불었고 그는 라반을 떠날 밑천을 갖게 된다. 야곱은 뒷날 그 결과를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돌린다. 라반을 떠날 밑천이 이때 마련되었다.
야곱과 라반의 계약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얻기 위해 칠 년을 일하기로 라반과 약속했다. 라반이 혼인날 레아를 대신 들여보내면서 칠 년이 더 붙었다. 열네 해를 채운 뒤 야곱은 떠나려 했으나 라반은 그를 붙들었고 두 사람은 새 조건을 정한다.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과 검은 것을 야곱의 삯으로 삼는 계약이었다. 야곱의 가축은 크게 불었고 라반의 아들들은 불만을 품었다. 결국 두 사람은 미스바에서 돌무더기를 쌓고 서로 해치지 않기로 하며 갈라선다. 신뢰가 아니라 돌무더기가 두 사람 사이를 지켰다. 야곱은 그 돌을 뒤로하고 가나안으로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