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여호와
날이 뜨거울 때 아브라함이 마므레 상수리나무 곁 장막 문에 앉아 있었다. 눈을 들어 보니 세 사람이 서 있었고 아브라함은 달려나가 몸을 굽히고 물과 떡과 송아지를 준비했다. 손님 가운데 한 분이 내년 이맘때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말씀하셨다. 장막 뒤에서 듣던 사라가 속으로 웃자 여호와께서 그 웃음을 짚으시며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고 물으셨다. 이 방문은 이삭의 출생과 소돔 심판을 함께 여는 자리가 된다. 평범한 손님 접대가 언약의 자리로 바뀐 대목이다.
창세기 18장은 여호와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아브라함을 찾아오신 장면으로 시작한다. 세 사람이 나타나고 식사가 차려지고 아들의 약속이 다시 확인된다. 이야기는 곧바로 소돔을 향한 대화로 이어진다.
마므레 상수리나무 수풀
아브라함은 헤브론 곁 마므레 상수리나무 수풀에 장막을 치고 살았다. 롯과 갈라선 뒤 자리를 잡은 곳이며 거기서 제단을 쌓았다.
이 장소는 아브라함 이야기에서 계시가 거듭 주어지는 자리로 등장한다. 훗날 사라의 장례와 막벨라 굴 매입도 이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한낮의 손님 셋
날이 뜨거울 때 아브라함은 장막 문에 앉아 있었다. 눈을 들어 보니 세 사람이 맞은편에 서 있었다.
그는 달려나가 땅에 엎드려 절하고 지나가지 마시라 청했다. 발 씻을 물과 나무 그늘 아래 쉼을 권했고 사라에게는 고운 가루로 떡을 굽게 했다. 하인에게는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게 했다. 고대 근동의 손님 접대 관습이 이 장면 전체를 채운다.
내년 이맘때의 약속
식사 뒤 손님들이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물었다. 아브라함은 장막에 있다고 답했다.
그때 말씀이 주어졌다. 내년 이맘때 내가 반드시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는 약속이다. 아브라함은 백 세였고 사라는 아흔 살이었다. 창세기 15장과 17장에서 반복된 후사 약속이 여기서 시기까지 못 박힌다.
사라의 웃음
장막 문 뒤에서 듣던 사라가 속으로 웃었다. 늙어 쇠약해진 몸으로 무슨 즐거움이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여호와께서 그 속마음을 그대로 짚으셨다.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는 물음이 이어졌다. 사라가 두려워 웃지 않았다고 부인하자 네가 웃었느니라 하셨다. 이 웃음은 이삭이라는 이름에 그대로 남았다.
세 사람의 정체
본문은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세 사람을 등장시킨다. 대화의 주체는 한 분으로 좁혀지고 나머지 둘은 창세기 19장에서 소돔으로 가는 두 천사로 밝혀진다.
해석은 갈린다. 삼위일체의 예표로 읽는 견해가 있고 여호와의 사자와 두 천사로 보는 견해가 있다. 본문 자체는 정체를 길게 설명하지 않고 약속의 내용에 무게를 둔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방문은 이삭의 출생을 예고하며 언약의 계보를 잇는 고리가 된다. 로마서는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다고 이 대목을 되짚는다.
히브리서는 사라가 믿음으로 잉태할 힘을 얻었다고 기록한다. 또 손님 대접을 잊지 말라 하며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한 이들이 있었다는 말을 덧붙이는데 이 장면이 그 배경으로 읽혀 왔다.
마무리
창세기 18장은 나그네를 맞는 평범한 접대로 시작해 하나님의 약속으로 끝난다. 사라의 웃음은 이삭이라는 이름 안에 남아 약속의 성취를 두고두고 증언한다. 이어지는 대목에서 아브라함은 소돔을 두고 하나님과 흥정하듯 간구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8:1 — 여호와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 창세기 18:10 — 내년 이맘때 내가 반드시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 창세기 18:14 —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
- 창세기 21:2 — 사라가 임신하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시기가 되어 아들을 낳으니
- 로마서 4:18 — 아브라함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으니
- 히브리서 13:2 —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