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야곱이 바로를 축복하다

요셉은 늙은 아버지를 바로 앞에 세웠고 야곱은 왕을 축복했다. 바로가 나이를 묻자 야곱은 자기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며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답했다. 조상들의 나그네 길에 미치지 못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물러나면서 다시 한번 바로를 축복했다. 기근을 피해 온 늙은 목자가 제국의 왕에게 복을 빈 장면이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말씀대로 그 자손이 이방에게 복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애굽에서 십칠 년을 더 살고 그곳에서 생을 마쳤다. 짧은 대화 하나가 그의 생애를 요약한다.

창세기 47장 7절부터 10절까지는 야곱이 바로 앞에 서는 짧은 장면을 전한다.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온 노인이 그 나라 왕을 축복한다. 나이를 묻고 답하는 대화가 그 사이에 놓인다.

애굽으로 내려간 집안

가나안에 심한 기근이 들자 야곱의 아들들은 곡식을 사러 애굽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총리가 된 요셉을 다시 만났고 온 집안이 애굽으로 옮겨 왔다. 요셉은 아버지와 형들을 바로에게 소개했다. 목축하는 집안임을 밝혀 고센 땅을 얻으려는 절차였다.

왕 앞에 선 노인

요셉이 아버지를 인도해 바로 앞에 세우자 야곱이 바로에게 축복했다. 본문은 인사를 했다고 적지 않고 축복했다고 적는다. 고대 근동에서 축복은 예의를 넘어 복을 빌어 넘겨주는 행위였다. 보통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일이었다.

나이를 묻는 바로

바로가 물은 것은 야곱의 나이였다. 백삼십 세라는 답이 돌아왔다. 애굽 사람들에게 백십 년은 이상적인 수명으로 여겨졌으니 그보다 많은 나이였다. 왕의 물음에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

험악한 세월

야곱의 대답은 자랑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며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조상들의 나그네 길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형을 속이고 도망친 일과 라반 밑의 이십 년과 라헬을 잃은 슬픔과 요셉을 잃은 줄 알았던 세월이 그 말 안에 있다. 스스로를 나그네라 부른 점이 특히 눈에 띈다. 그는 애굽에서도 가나안에서도 정착민이 아니었다.

다시 축복하고 물러나다

짧은 대화가 끝나자 야곱은 바로를 축복하고 그 앞에서 물러났다. 축복이 장면의 처음과 끝을 감싼다. 도움을 받는 쪽이 도움을 주는 쪽에게 복을 빈 구도다. 세상의 지위와 언약 안의 자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하셨다(창 12:3). 야곱이 바로를 축복한 장면은 그 말씀이 실제 인물 사이에서 나타난 사례다. 이스라엘은 나그네로 살면서도 이방에게 복을 빌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히브리서 11장은 족장들이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고백했다고 적는다.

마무리

야곱은 애굽에서 십칠 년을 더 살고 그곳에서 죽었다. 바로 앞에 섰던 그 짧은 순간은 그의 생애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 험악했으나 나그네 길이었고 그 길의 끝에서도 복을 빌 것이 남아 있었다. 창세기는 이 장면을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담담히 적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47:7-10 — 야곱이 바로를 축복하고 나이를 답하다
  • 창세기 12:3 —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으리라
  • 창세기 47:9 —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 히브리서 11:13 —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고백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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