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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벧엘에 제단을 쌓다

야곱이 벧엘에 제단을 쌓은 일은 창세기 35장에 나온다. 하나님은 에서를 피해 도망하던 날 나타나셨던 그곳으로 올라가라고 하셨다. 야곱은 먼저 집안의 이방 신상을 세겜 상수리나무 아래 묻고 몸을 정결하게 했다. 벧엘로 가는 길에는 주변 성읍에 두려움이 내려 아무도 그들을 추격하지 못했다. 야곱은 제단을 쌓고 그곳을 엘벧엘이라 불렀다. 하나님은 다시 나타나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시고 땅과 자손의 약속을 확인하셨다. 벧엘은 훗날 이스라엘 역사에서 예배의 자리와 우상의 자리를 오간 곳이 된다.

야곱이 벧엘에 제단을 쌓은 일은 창세기 35장 1절에서 15절에 나온다. 밧단아람에서 돌아온 뒤 하나님이 먼저 명령하셨고 야곱은 온 집안을 정결하게 한 다음 그 길에 올랐다. 이십 년 전 도망길에서 받은 약속이 여기서 다시 확인된다.

도망자가 돌아온 자리

야곱은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집을 떠났던 사람이다. 밧단아람에서 외삼촌 라반을 섬기며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맞았고 가축과 종도 크게 늘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세겜에서 큰 사건이 있었다. 딸 디나가 욕을 당했고 시므온과 레위가 그 성읍 남자들을 죽였다.
그 일로 야곱의 집안은 주변 족속들 사이에서 위태로운 처지가 됐다. 하나님의 명령은 바로 이 시점에 내려온다.

벧엘로 올라가라

하나님은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 거기 거주하라고 하셨다. 형 에서를 피해 도망하던 날 나타나셨던 그 하나님께 제단을 쌓으라는 명령이었다 (창 35:1). 벧엘은 야곱이 돌베개를 베고 잤던 곳이다. 하늘에 닿은 사닥다리를 보았고 땅과 자손의 약속을 받았으며 스스로 서원까지 했다 (창 28:10-22). 새로운 요구가 아니라 오래 미뤄 둔 서원을 갚으라는 부름이었다.

이방 신상을 묻다

야곱은 길을 떠나기 전 집안 사람들에게 이방 신상을 버리고 몸을 정결하게 하며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 (창 35:2-4). 사람들이 내놓은 신상과 귀고리를 세겜의 상수리나무 아래 묻었다. 라반의 집을 떠날 때 라헬이 가져간 드라빔도 그 집안에 들어와 있었다 (창 31:19). 예배를 드리기 전에 우상부터 정리한 순서가 눈에 띈다.

길 위의 보호

야곱 일행이 벧엘로 올라갈 때 주변 성읍에 하나님이 두려움을 내리셨다. 그래서 아무도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지 못했다 (창 35:5). 세겜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를 생각하면 보복이 없었던 쪽이 오히려 이례적이다.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손이 실제로 움직인 대목이다.

엘벧엘이라 부른 제단

벧엘에 이르러 야곱은 제단을 쌓고 그곳을 엘벧엘이라 불렀다 (창 35:7). 벧엘이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라면 엘벧엘은 벧엘의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장소가 아니라 그 장소에서 만난 분에게 이름의 무게가 실렸다. 도망하던 밤에 나타나셨던 하나님이 돌아온 날에도 같은 자리에 계셨다.

이스라엘이라 다시 부르시다

하나님이 다시 나타나 야곱에게 복을 주시고 그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하셨다 (창 35:9-12). 얍복 나루에서 이미 받은 이름이 여기서 공적으로 굳어진다.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땅의 약속이 야곱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한 사람에게서 나라와 왕들이 나오리라는 말씀도 함께 주어졌다. 야곱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던 곳에 돌기둥을 세우고 전제물과 기름을 부었다 (창 35:14).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벧엘은 이후 이스라엘 역사에 계속 등장한다. 사사 시대에는 언약궤가 그곳에 머물렀다 (삿 20:27). 왕국이 갈라진 뒤에는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세운 자리가 됐다 (왕상 12:29). 같은 장소가 예배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우상의 자리가 되기도 했다. 야곱이 신상을 묻고 제단을 쌓은 순서는 후대가 끝내 되풀이하지 못한 본이었다.

마무리

창세기 35장은 약속의 확인과 상실이 나란히 놓인 장이다. 제단을 쌓은 뒤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상수리나무 아래 묻혔다. 얼마 뒤 라헬도 베냐민을 낳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이름과 땅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았다. 벧엘의 제단은 야곱이 하나님께 진 빚을 갚은 자리로 남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8:10-22 — 야곱이 사닥다리를 보고 벧엘에서 서원한 밤
  • 창세기 35:1 —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제단을 쌓으라
  • 창세기 35:2-4 — 이방 신상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라
  • 창세기 35:5 —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시매
  • 창세기 35:9-12 —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고 이스라엘이라 하리라
  • 열왕기상 12:29 — 여로보암이 금송아지 하나를 벧엘에 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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