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이 에서에게 보낸 예물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던 야곱은 형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온다는 전갈을 받는다. 심히 두려워한 그는 가축을 골라 예물로 삼았다. 암염소와 숫염소와 암양과 숫양과 낙타와 소와 나귀를 합해 오백 마리가 넘었다. 종들에게 떼를 나누어 맡기고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어 앞서 보냈다. 그러나 마주친 자리에서 에서는 달려와 그를 안고 함께 울었다. 예물은 처음에 사양당했다가 야곱이 억지로 권한 뒤에야 받아들여진다. 두 사람은 화해했으나 각자의 길로 갈라졌다.
야곱이 형에게 보낸 예물은 숫자까지 적혀 있다. 오백 마리가 넘는 가축을 떼로 나누어 앞서 보냈다. 창세기 32장은 그 계산을 꼼꼼히 기록한다.
등을 돌린 형제
에서와 야곱은 이삭과 리브가의 쌍둥이다. 에서는 사냥에 익숙한 사람이었고 야곱은 장막에 거하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창 25:27). 야곱은 어머니의 계획을 따라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아냈다. 에서가 죽이려 하자 그는 하란으로 달아났다 (창 27:41-45). 두 사람은 스무 해가 넘도록 만나지 못했다.
형이 사백 명과 함께 온다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던 야곱은 사자를 앞서 보내 형에게 전갈을 넣는다. 돌아온 답은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마주 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사람과 짐승을 두 떼로 나눈다 (창 32:6-7). 한 떼가 치이면 남은 떼라도 피하게 하려는 계산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기도한다.
예물의 목록
밤을 지낸 뒤 야곱은 형에게 줄 예물을 고른다. 암염소 이백에 숫염소 이십 마리였다. 암양 이백에 숫양 이십 마리가 더해진다. 새끼 딸린 젖 나는 낙타 삼십과 암소 사십에 황소 열 마리 그리고 암나귀 이십에 나귀 새끼 열 마리였다 (창 32:13-15). 스무 해 품삯으로 모은 재산의 상당 부분이다.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라
야곱은 짐승을 종류대로 갈라 종들에게 맡기고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게 했다. 앞선 종에게는 이 짐승이 주의 종 야곱의 것이며 주 에서에게 보내는 예물이라고 답하라 일렀다. 야곱도 뒤에 오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게 했다 (창 32:16-20). 여러 차례 거듭 도착하는 예물이 형의 노여움을 눅이기를 바란 것이다. 계산이면서 동시에 낮아짐이었다.
형이 달려와 안다
드디어 두 사람이 마주 선다. 야곱은 형에게 이르기까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했다. 그런데 에서가 달려와 그를 맞아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입 맞추었고 둘이 함께 울었다 (창 33:3-4). 준비한 예물이 다 도착하기도 전에 화해가 이루어졌다.
억지로 받게 한 예물
에서는 처음에 사양했다.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것은 네게 두라는 말이었다 (창 33:9). 야곱은 물러서지 않는다. 형의 얼굴을 뵌 것이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다고 하며 하나님이 자기에게 은혜를 베푸셨고 소유가 족하다고 말한다 (창 33:10-11). 억지로 권하자 에서가 받았다. 예물을 받는 행위가 관계의 회복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갈라진 길
에서는 함께 가자고 했으나 야곱은 사양한다. 아이들이 연약하고 젖 먹는 가축이 있으니 천천히 가겠다는 이유였다 (창 33:13-14). 에서는 세일로 돌아갔고 야곱은 숙곳을 거쳐 세겜에 이른다. 두 사람은 화해했으나 같은 길을 걷지는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에서에게 보낸 예물은 잘못을 값으로 갚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화해를 연 쪽은 예물이 아니라 달려온 형이었다. 잠언은 선물이 그 사람의 길을 넓게 한다고 말한다 (잠 18:16). 창세기는 그 선물이 필요 없었을 만큼의 용서를 나란히 보여준다. 축복을 빼앗긴 사람이 먼저 팔을 벌린 장면이다.
마무리
야곱은 형을 만나기 전에 가진 것을 앞세워 보냈다. 두려움에서 나온 준비였다. 마주친 자리에서 돌아온 것은 보복이 아니라 포옹이었다. 예물은 그 뒤에야 주인이 바뀌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2:6-7 —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온다는 전갈에 심히 두려워하다
- 창세기 32:13-15 — 암염소 이백과 숫염소 이십을 비롯한 예물의 목록
- 창세기 32:16-20 —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고 앞서 보내다
- 창세기 33:4 — 에서가 달려와 목을 안고 입 맞추며 함께 울다
- 창세기 33:9-11 — 내게 있는 것이 족하니 네 것은 네게 두라
- 잠언 18:16 —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넓게 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