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이 이삭에게 돌아오다
야곱은 형 에서를 속여 축복을 받은 뒤 밧단아람으로 달아났다. 그곳에서 스무 해를 보내며 두 아내와 열두 아들과 딸 하나를 얻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에서와의 재회와 세겜의 참사와 라헬의 죽음이 잇따랐다. 마침내 야곱은 기럇아르바 곧 헤브론의 마므레에 이르러 아버지 이삭을 만난다. 이삭은 백팔십 세에 숨을 거두었고 에서와 야곱이 함께 아버지를 장사했다. 창세기는 이 세 절로 이삭의 생애를 마무리한다. 벧엘에서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여기서 지켜진다. 언약의 무게도 야곱에게로 넘어간다.
창세기 35장 27절부터 29절까지는 야곱의 귀향과 이삭의 죽음을 한 문단에 담는다. 짧지만 족장 시대의 한 세대가 여기서 넘어간다. 언약의 무게가 이삭에게서 야곱에게로 옮겨 간다.
떠날 때의 사정
야곱은 아버지 이삭이 눈이 어두워졌을 때 형의 옷을 입고 축복을 받아 냈다. 에서가 죽이려 하자 리브가의 권유로 밧단아람의 외삼촌 라반에게로 피했다(창 27장).
그때 리브가는 며칠만 지나면 부르겠다고 했다. 그 며칠이 이십 년이 되었고 리브가는 아들을 다시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밧단아람의 이십 년
야곱은 라반의 두 딸 레아와 라헬과 결혼하고 두 여종에게서도 아들을 얻어 열두 아들과 딸 디나를 두었다. 품삯으로 받은 가축이 크게 불어났다.
스무 해가 지나자 하나님이 조상의 땅과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하셨다(창 31:3). 야곱은 가족과 재산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험한 귀향길
돌아오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라반이 뒤쫓아 왔고 미스바에서 겨우 언약을 맺고 헤어졌다. 얍복에서는 밤새 씨름한 끝에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에서와의 재회는 화해로 끝났으나(창 33장) 세겜에서 디나의 일이 벌어졌고(창 34장) 베냐민을 낳던 라헬이 에브랏 길에서 죽었다(창 35:19).
마므레에 이르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에게 이르렀으니 마므레 곧 기럇아르바에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거류하던 곳이더라(창 35:27). 기럇아르바는 헤브론의 옛 이름이다.
아브라함이 사라를 장사하려고 막벨라 굴을 사들인 땅이기도 하다. 야곱은 가문이 뿌리내린 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이삭의 죽음
이삭의 나이가 백팔십 세라 그가 나이가 많고 늙어 기운이 다하매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니 그의 아들 에서와 야곱이 그를 장사하였더라(창 35:28-29).
두 형제가 함께 아버지를 묻는 장면으로 이삭의 생애가 닫힌다. 아브라함이 죽었을 때 이스마엘과 이삭이 함께 장사한 것과 같은 구도다(창 25:9).
약속이 지켜진 자리
벧엘에서 하나님은 야곱을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하셨다(창 28:15). 헤브론 도착은 그 말씀이 지켜졌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야곱이 떠날 때 홀몸이었으나 돌아올 때는 한 가문을 이루었다. 이제 언약의 담지자는 야곱이며 그의 열두 아들에게서 열두 지파가 나온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삭의 장사 이후 창세기의 초점은 야곱의 아들들로 옮겨 간다. 바로 다음 장에서 에서의 족보가 정리되고 그 뒤로는 요셉 이야기가 이어진다.
야곱 자신도 훗날 애굽에서 죽어 헤브론 막벨라 굴에 묻힌다(창 49:29-31). 세 족장이 한 무덤에 모이는 셈이다.
마무리
야곱의 귀향은 화려한 개선이 아니었다. 아내를 잃고 아들들 사이에 상처를 남긴 채 아버지 앞에 섰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신 땅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8:15 —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 창세기 31:3 —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 창세기 35:27 —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에게 이르렀으니 마므레 곧 기럇아르바라
- 창세기 35:29 — 그의 아들 에서와 야곱이 그를 장사하였더라
- 창세기 25:9 — 그의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막벨라 굴에 장사하였으니
- 창세기 49:31 —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