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 운 자리들
창세기는 요셉이 우는 장면을 네 번에 걸쳐 적는다. 형들이 자기들끼리 옛 죄를 꺼낼 때 그는 돌아서서 울었다. 베냐민을 보았을 때는 안방에 들어가 울고 얼굴을 씻고 나왔다. 유다의 간청이 끝나자 소리 내어 울어 궁중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야곱이 죽은 뒤 형들이 보복을 두려워하며 보낸 말에도 울었다. 그의 용서는 아픔이 사라진 뒤가 아니라 아픔을 지닌 채 나왔다. 창세기는 그를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남몰래 돌아서던 울음이 마지막에는 온 궁중에 들릴 만큼 커졌다.
창세기는 요셉이 우는 장면을 여러 번 적는다. 처음에는 남몰래 울고 나중에는 소리를 내어 운다. 그 울음의 자리가 이야기의 전환점마다 놓여 있다.
감정을 눌러야 했던 시기
요셉은 형들의 손에 팔려 이집트로 내려갔다. 창세기는 그가 노예 시절과 감옥 시절에 원망했다는 말을 남기지 않는다. 대신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셔서 형통하게 하셨다고 적는다(창 39:2-3). 감정보다 그의 처신이 먼저 기록된다.
유혹 앞에서의 태도
보디발의 아내가 그를 붙들었을 때 요셉은 물러섰다.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창 39:9). 그는 주인의 신뢰와 하나님 앞의 두려움을 함께 들었다. 대가는 감옥이었다.
형들의 말을 듣고 돌아서다
곡식을 사러 온 형들이 자기들끼리 옛 죄를 꺼냈다. 통역을 세워 두었기에 형들은 요셉이 알아듣는 줄 몰랐다. "요셉이 그들을 떠나가서 울고"(창 42:24). 그러고 나서 다시 돌아와 시므온을 결박했다. 이 대목에서 요셉의 냉정한 처신과 속마음이 갈라진다.
베냐민을 보고 안방으로 들어가다
두 번째 방문 때 베냐민이 함께 왔다. "요셉이 아우를 사랑하는 마음이 복받쳐 급히 울 곳을 찾아 안방으로 들어가서 울고"(창 43:30). 그는 얼굴을 씻고 나와 음식을 내오게 했다. 감정을 드러낼 시점이 아직 아니라고 판단한 셈이다.
소리를 내어 운 날
은잔 사건 뒤 유다의 간청이 끝나자 요셉은 더 참지 못했다. 사람들을 물리고 소리 내어 울었다. 애굽 사람과 바로의 궁중까지 그 소리를 들었다(창 45:2). 그는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울었고 형들과도 입을 맞추며 울었다(창 45:14-15).
아버지가 죽은 뒤
야곱이 죽자 형들은 요셉이 이제 앙갚음하리라 여겼다. 그들이 보낸 말을 듣고 요셉은 또 울었다(창 50:17). 그러고는 형들을 안심시켰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창 50:20).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창세기는 요셉을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그리지 않는다. 용서는 아픔이 사라진 뒤가 아니라 아픔을 지닌 채 나왔다. 그가 울면서 한 말이 형들의 죄를 덮지도 않는다. 다만 그 사건이 놓인 자리를 하나님이 정하셨다고 밝힌다(창 45:5).
마무리
요셉의 울음은 갈수록 커진다. 남몰래 돌아서던 울음이 마지막에는 궁중까지 들렸다. 참는 힘과 우는 마음이 한 사람 안에 함께 있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9:9 —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
- 창세기 42:24 — 요셉이 그들을 떠나가서 울고 다시 돌아와서
- 창세기 43:30 — 아우를 사랑하는 마음이 복받쳐 안방으로 들어가서 울고
- 창세기 45:2 — 요셉이 소리 내어 우니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 창세기 45:5 —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먼저 보내셨나이다
- 창세기 50:17 — 요셉이 그들이 그에게 하는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