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이 그랄 골짜기로 옮기다
아비멜렉이 떠나라 하자 이삭은 그랄 골짜기로 장막을 옮겼다. 그는 먼저 아브라함이 팠다가 메워진 우물을 다시 팠다. 새로 판 우물마다 그랄 목자들이 물이 자기네 것이라며 시비를 걸었다. 이삭은 그 우물들을 다툼과 대적이라는 뜻의 에섹과 싯나로 불렀다. 세 번째 우물에서야 다투는 자가 없어 르호봇이라 이름 붙였다. 이어 브엘세바에서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제단을 쌓았다. 그를 내쫓았던 아비멜렉이 결국 화친을 청하러 찾아왔다. 물러서기만 하던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아비멜렉의 요구를 받고 이삭은 성읍을 나와 그랄 골짜기에 자리를 잡았다. 창세기 26장 후반부는 우물 하나하나에 붙은 이름으로 진행된다. 에섹과 싯나와 르호봇은 그가 겪은 일을 그대로 새긴 지명이다.
골짜기로 밀려난 이유
이삭의 재산이 불어나자 블레셋 사람들이 시기했다. 그들은 아브라함의 종들이 팠던 우물을 흙으로 메웠다. 반건조 지대에서 우물을 메우는 일은 사람을 쫓아내는 방법이었다. 아비멜렉은 네가 우리보다 크게 강성한즉 우리를 떠나라고 요구했다(창 26:16).
아버지의 우물을 다시 파다
이삭이 먼저 한 일은 새 물길을 찾는 쪽이 아니었다. 아브라함 때 팠다가 막힌 우물을 다시 팠다. 그리고 아버지가 불렀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창 26:18). 물이 어디 있는지는 이미 앞 세대가 알고 있었다.
에섹과 싯나
종들이 골짜기를 파다가 샘 근원을 얻었다. 그랄 목자들이 이 물은 우리 것이라며 다퉜다. 이삭은 그 우물을 에섹이라 불렀다. 다툼이라는 뜻이다.
다른 우물을 파자 또 시비가 붙었고 그 이름을 싯나라 했다. 대적이라는 뜻이다(창 26:20-21). 이삭은 두 번 다 손을 놓고 자리를 옮겼다.
르호봇에서 얻은 여지
이삭은 옮겨 가서 또 우물을 팠다. 이번에는 다투는 자가 없었다. 그는 이름을 르호봇이라 했다.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번성하리라는 뜻이다(창 26:22). 세 개의 이름은 밀려남에서 넓어짐으로 이어진다.
브엘세바의 밤
이삭은 거기서 브엘세바로 올라갔다. 그날 밤 여호와께서 나타나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네 자손을 번성하게 하리라는 말씀이었다(창 26:24).
이삭은 그곳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장막을 친 뒤에야 종들이 우물을 팠다.
아비멜렉과 맺은 언약
쫓아냈던 아비멜렉이 친구 아훗삿과 군대장관 비골을 데리고 찾아왔다.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분명히 보았다는 것이 방문 이유였다. 두 사람은 서로 해하지 않기로 맹세했다(창 26:28-31). 그날 종들이 판 우물에서 물이 나왔고 그 이름을 세바라 했다. 브엘세바라는 지명이 여기서 다시 확인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삭은 물러서는 방식으로 자리를 지켰다. 세 번 밀려난 뒤에 넓은 곳을 얻었다. 우물은 족장 시대의 재산이자 거주권의 표시였다. 아브라함이 판 우물을 아들이 다시 여는 장면은 언약의 상속을 지형으로 보여준다.
마무리
에섹과 싯나에는 다툰 기록만 남았다. 르호봇에는 넓어졌다는 고백이 남았다. 이삭은 어느 우물에서도 칼을 들지 않았다. 그가 마지막에 세운 것은 성벽이 아니라 제단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26:16 — 네가 우리보다 크게 강성한즉 우리를 떠나라
- 창세기 26:18 — 그 아버지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으니
- 창세기 26:20 — 그 다툼으로 말미암아 그 우물 이름을 에섹이라 하였으며
- 창세기 26:22 —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 창세기 26:24 —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 창세기 26:28 —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