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친자로 잇겠다는 약속

아브람은 자식이 없어 집의 종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 상속자가 되겠다고 하나님께 아뢰었다. 여호와께서는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답하셨다. 그리고 아브람을 밖으로 이끌어 하늘의 별을 세어 보라 하시며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말씀하셨다.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그것이 그의 의로 여겨졌다. 이 약속은 창세기 17장의 할례 언약을 거쳐 이삭의 출생으로 이루어졌고 신약의 족보로 이어진다. 관습이 아니라 출생으로 계보를 잇겠다는 뜻이었다.

창세기 15장의 초점은 상속자가 누구냐는 문제다. 아브람은 양자를 대안으로 생각했고 하나님은 친자를 못 박으셨다. 이 구분이 이후 이야기 전체를 결정한다.

자식 없는 노년

창세기 12장에서 아브람은 큰 민족을 이루리라는 약속을 받고 하란을 떠났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도록 아이가 없었다.
사래도 나이가 많았다. 큰 민족이라는 약속과 자식 없는 현실 사이의 간격이 15장의 대화를 끌어낸다.

엘리에셀이라는 대안

당시 근동에서는 자식이 없으면 집안의 종이나 양자가 재산을 잇는 관습이 있었다. 아브람의 집에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 있었다.
아브람은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상속자가 되리이다 하고 아뢰었다. 불평이라기보다 현실적인 계산이다.

네 몸에서 날 자

여호와의 말씀이 임했다.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는 답이다.
관습으로 메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약속의 계보는 입양이 아니라 출생으로 이어져야 했다. 뒷날 이스마엘이 태어났을 때도 하나님은 사라가 낳을 아들 이삭으로 언약을 세우겠다 다시 못 박으신다.

하늘의 별

하나님은 아브람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셨다.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하시며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말씀하셨다.
앞서 창세기 13장에서는 땅의 티끌에 비유하셨고 뒷날 22장에서는 바닷가의 모래를 더하신다. 셀 수 없는 수라는 점이 세 비유의 공통점이다.

믿으니 의로 여기시고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다는 문장이 뒤따른다. 여섯 절짜리 대화의 결론이다.
행위가 아니라 약속을 받아들인 태도가 의로 인정되었다. 뒤이어 하나님은 짐승을 쪼개게 하시고 타는 횃불이 그 사이로 지나가며 언약을 체결하신다. 사백 년의 객지 생활과 그 후의 귀환까지 함께 알려 주셨다.

이삭에게서 이루어진 약속

창세기 17장에서 아브람은 아브라함이 되고 할례가 언약의 표징으로 주어진다. 18장에서는 내년 이맘때라는 시기가 정해진다.
창세기 21장에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기한이 되어 사라가 아들을 낳았다. 아브라함은 그 이름을 이삭이라 불렀다. 웃음이라는 뜻의 이름이 약속과 의심의 내력을 함께 담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바울은 로마서 4장에서 이 대목을 길게 인용한다. 아브라함이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은 할례 이전의 믿음이었다는 논증이다.
갈라디아서는 아브라함의 자손을 그리스도로 좁혀 읽는다. 마태복음의 족보는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소개하며 시작한다. 친자로 잇겠다는 약속이 신약의 첫 문장까지 이어진 셈이다.

마무리

창세기 15장은 상속자 문제를 놓고 오간 짧은 대화다. 아브람은 가능한 방법을 말했고 하나님은 불가능해 보이는 쪽을 고르셨다. 그 선택이 이삭과 야곱을 지나 구약 전체의 계보를 만들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15:2 — 내가 자식이 없사오니 내 상속자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 창세기 15:4 —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 창세기 15:5 —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 창세기 15:6 —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시고
  • 창세기 21:2 — 사라가 임신하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시기가 되어 아들을 낳으니
  • 로마서 4:3 —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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