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사건이야기

라헬과 레아가 야곱의 결정을 지지하다

이십 년을 라반의 집에서 일한 야곱은 장인과 그 아들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을 알아챘다. 그때 여호와께서 조상의 땅으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고 하셨다. 야곱은 라반의 눈을 피해 라헬과 레아를 들로 불러 그동안 겪은 일과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아버지 집에 남은 몫이 없다고 답하며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다 준행하라고 했다. 평생 다투던 자매가 같은 편에 선 드문 장면이다. 이 대답이 나온 뒤 야곱 일가는 길을 떠난다.

창세기 31장은 야곱이 하란을 떠나기로 결정하는 대목이다. 그는 혼자 결정하지 않고 두 아내를 불러 뜻을 물었다. 라헬과 레아가 한목소리로 답한 몇 안 되는 장면이다.

이십 년 뒤 달라진 공기

야곱은 라헬과 레아를 얻는 값으로 십사 년을 그 뒤 양 떼를 위해 육 년을 더 일했다. 그사이 그의 재산이 크게 늘었다. 라반의 아들들은 야곱이 아버지의 소유를 다 빼앗았다고 수군댔고 라반의 낯빛도 예전 같지 않았다 (창 31:1-2). 떠날 때가 왔다는 신호였다.

돌아가라는 명령

그때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창 31:3). 벧엘에서 들었던 약속과 같은 내용이다. 야곱의 귀향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명령에 따른 이동이 된다.

들에서 연 가족 회의

야곱은 사람을 보내 라헬과 레아를 양 떼가 있는 들로 불렀다. 라반의 집 안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는 장인이 자기를 속여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이 라반의 손에서 자기를 지키셨고 가축의 새끼가 어느 쪽으로 나는지까지 정하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꿈에서 들은 말을 전했다. 일어나 이 땅을 떠나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 (창 31:13).

두 자매의 대답

라헬과 레아는 함께 답했다. 우리가 아버지의 집에서 무슨 분깃이나 유산이 있으리요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우리의 돈을 다 먹어버렸으니 우리를 외인처럼 여기지 아니하였는가 (창 31:14-15).
이어서 결론을 냈다. 하나님이 우리 아버지에게서 취하여 가신 재물은 우리와 우리 자식의 것이니 하나님이 당신에게 이르신 일을 다 준행하라 (창 31:16). 반대도 조건도 없었다.

자매가 같은 편에 선 이유

라헬과 레아는 아이 문제로 오래 다퉜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는 한 문장으로 묶여 나온다. 아버지에게 받은 대우가 두 사람에게 똑같았기 때문이다. 신부값을 받고도 딸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라반의 처사가 자매를 한자리에 세웠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족장 이야기에서 이주는 늘 언약과 붙어 있다. 아브라함이 하란을 떠났듯 야곱도 라반의 집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한다. 두 아내의 동의는 이 가족 전체가 언약의 길에 올라섰다는 표시다. 실제로 이들이 낳은 아들들이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된다.

마무리

야곱의 귀향은 도망처럼 시작되었지만 근거는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라헬과 레아는 그 명령을 인정하고 아버지 집을 등졌다. 이 결정이 있었기에 얍복 강가의 씨름과 에서와의 재회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구절

  • 창세기 31:3 —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 창세기 31:7 — 그대들의 아버지가 나를 속여 품삯을 열 번이나 변경하였느니라
  • 창세기 31:13 — 일어나 이곳을 떠나서 네 출생지로 돌아가라
  • 창세기 31:14-15 — 우리를 외인처럼 여기지 아니하였는가
  • 창세기 31:16 — 하나님이 당신에게 이르신 일을 다 준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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